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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접속장애 '페북' 철퇴.. 과징금 3.9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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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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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페이스북의 일방적인 인터넷 접속 경로 변경에 따른 이용자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3억96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방통위는 21일 열린 전체회의를 통해 페이스북(Facebook Ireland Limited)이 SK텔레콤(SKT)·SK브로드밴드(SKB), LG유플러스(LGU+)와의 접속경로를 임의로 변경해 이용자의 접속 속도를 떨어뜨려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게 한 행위에 대해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인 이용자 이익저해행위로 판단하며 이 같이 정했다.

페북은 방통위의 조치에 따라 한 달 안에 방통위와 협의를 통해 시정명령 받은 사실의 공표, 업무 처리절차 개선, 과징금 부과 등을 진행해야 한다.

방통위는 페북이 KT와의 계약기간이 충분히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사업자와의 구체적인 협의나 이용자 고지 없이 2016년 12월에 SKT의 접속경로를 홍콩으로 우회하도록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B 용량이 부족해졌으며 SKB 트래픽 중 일부가 타 국제구간으로 우회되면서 병목현상이 발생해 페이스북 접속 응답속도가 이용자가 몰리는 저녁 8~12시 사이 변경 전보다 평균 4.5배(평균 29ms → 평균 130ms) 느려졌다고 방통위는 파악했다.

방통위는 지난해 1~2월 LGU+의 접속경로를 홍콩·미국 등으로 우회하도록 한 사실도 확인했다. LGU+ 무선트래픽을 해외로 우회시키면서 LGU+ 무선망 응답속도가 평균 2.4배(평균 43ms → 평균 105ms) 떨어졌다.

이로 인해 해당 통신사 가입자들은 페북 접속과 동영상 재생 등 일부 서비스 이용이 어려워졌다. 이용자 문의·불만 접수건수는 접속경로 변경 후에 크게 증가했다. SKB는 일평균 0.8건에서 9.6건으로 12배 늘었으며 LGU+는 일평균 0.2건에서 34.4건으로 172배 폭증했다. 통신사 고객센터 외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페이스북 접속장애 관련 불만·문의 글이 300여건 게시됐다.

방통위는 페이스북이 접속경로 변경 이후 접속 품질이 저하돼 이용자 불만이 발생하고 있다는 국내 통신사업자의 문제 제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서비스 품질이 적정하게 유지되지 않았고 국내 통산사업자들은 이용자의 접속 장애를 해소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들여 해외 접속 용량을 증설해야 했다고 봤다. 이후 페이스북은 국내에서 접속경로 변경에 대한 논란이 발생하자 결국 지난해 10~11월 접속 경로를 원래 상태로 복구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페이스북은 콘텐츠 제공사업자로서 인터넷 접속 품질에 대한 책임을 부담할 수 없으며, 응답속도가 느려졌더라도 이용자가 체감할 수준은 아니며, 이용약관에 서비스 품질을 보장할 수 없다고 명시해 현행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방통위에 소명했다.

방통위는 페이스북이 콘텐츠 제공사업자라 하더라도 직접 접속경로를 변경한 행위 주체로서 책임이 있다고 봤다 응답속도는 전반적인 네트워크 관리지표로서 2.4배 또는 4.5배 응답속도가 저하된 것은 접속 품질이 과거 수준에서 현저히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용약관에서 정한 무조건적인 면책조항은 부당한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페북 측 소명을 받지 않았다.

이효성 위원장은 "앞으로 방통위는 인터넷 플랫폼 시장에서 새로이 발생할 수 있는 금지행위 유형을 사전에 파악하여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는 시정명령과 별개로 이용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할 수 있는 페이스북의 이용 약관에 대해서도 개선을 권고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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