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주 산업부 기자 |
대신 다들 생산성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다른 말로 하면 ‘직원 쥐어짜기’다. 당연히 단축근무 시행을 두 팔 벌려 환영해야 할 직장인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선 정부의 방침을 따라야 하니 반강제적으로 퇴근을 종용한다. 공식 퇴근 시간이면 PC 전원을 차단하고, 사무실 내 조명도 꺼버린다. 집에 가라는 의미다. 그런데 직원 입장에선 해야 할 일이 있다. 결국 집으로 일감을 싸 들고 가거나 어두운 회사에서 개인 노트북을 켜고 일을 한다.
출입카드로 근태를 관리하는 회사의 직원은 일단 퇴근 시간에 맞춰 회사를 나선다. 그리고 다시 보안 직원 등의 카드로 문을 열고 회사로 돌아와서 일한다. 불편하기 짝이 없다. 제법 짭짤했던 추가 근무 수당도 못 받는다. 공식적으로 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른 출근에 대한 압박이 생겼다는 얘기도 들린다. 퇴근 시간에만 촉각을 곤두세운 탓에 출근 시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오전 7시에 출근해도 공식 출근 시간인 오전 9시까지 2시간은 ‘업무준비시간’으로 간주하고 근로시간에 포함하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야근 대신 조근이 생길 판이다. 점심시간에도 일하게 되고, 근무시간에 화장실 가는 횟수를 줄이기 위해 커피를 줄였다는 토로도 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연평균 노동시간이 가장 긴 나라다. 낮은 행복지수·높은 자살률·저조한 출산율 등 이로 인한 문제점은 셀 수 없이 많다. 근로시간 단축은 꼭 필요한 처방일 수 있다. 하지만 '퇴근이 진짜 퇴근'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실적이고, 상세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자칫 늘라는 일자리는 안 늘고 '꼼수'만 늘 수 있다.
최현주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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