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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결국 '금수저' 신혼부부 잔치로 전락한 '디에이치자이 개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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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디에이치자이 개포' 모델하우스 앞에 입장을 기다리는 행렬이 구불구불 1㎞ 가량 이어져 있다. /고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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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부부를 위한 아파트 특별공급이 이른바 ‘금수저’ 잔치로 전락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10억원이 넘는 분양가에도 당첨만 되면 수억원대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강남 로또’라는 이야기를 듣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 자이 개포’ 아파트 이야기다.

20일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특별공급 신청에서 458가구 모집에 990가구가 신청해 2.16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119가구는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으로 265명이 지원해 경쟁률은 2.2대 1이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자금이 넉넉지 않은 신혼부부에게 정부가 내집마련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다.

하지만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가장 작은 주택형인 전용면적 63㎡의 2층 분양가가 9억8000만원이고, 3층 이상은 10억~11억원선이다. 전용면적 76㎡는 11억5000만~13억2000만원, 전용면적 84㎡는 12억5000만~14억3000만원으로 월 소득이 많지 않은 신혼부부들이 이 돈을 마련할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분양가 9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해서는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한 만큼 이 아파트의 경우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당첨돼 입주하려면 최소 7억~8억원의 현금을 동원해야 한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소득 기준 제한이 있어 외벌이 가구는 월평균소득이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00%(2017년 3인가구 기준 400만~500만원) 이하여야 하고 맞벌이 가구는 120%여야 한다. 현실적으로 맞벌이 부부의 월소득만으로는 자금 마련이 불가능한 것이다.

결국 ‘디에이치자이 개포’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부모의 재력이 있는 ‘금수저’만 청약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인터넷 카페 등에는 아파트 신혼부부 특별공급을 받으면서 부모에게 돈을 받아내겠다는 글들도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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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8단지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자이 개포' 투시도. /현대건설 제공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청약자들이 어떻게 분양대금을 마련했는지 면밀히 분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청약 당첨자들에 대해 자금마련계획서를 받아 분양대금 조달 방안 등을 분석하고 세무조사도 벌인다는 방침이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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