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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페이스북, 개인정보 도용 후폭풍…시총 40조 증발·정보책임자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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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개인정보 도용 사태로 후폭풍에 휩싸였다. 19일(미국 시각) 페이스북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해 시가총액 367억달러(약 40조원)가 날아간 데 이어, 페이스북 최고정보보안책임자가 물러난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과 영국에 이어 유럽연합(EU)도 페이스북 사용자의 정보를 무단 이용해 2016년 미 대선에 활용한 데이터 분석 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전·현직 페이스북 직원들을 인용해 알렉스 스타모스 페이스북 최고정보보안책임자가 8월까지 사임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스타모스는 페이스북에서의 허위 정보 대응을 두고 다른 임원들과 충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스타모스는 러시아 정부가 페이스북에 가짜 계정 등을 대거 만들어 여론 조작 활동을 벌인 것과 관련해 페이스북이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를 포함한 주요 경영진의 반대에 부딪힌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

2018년 3월 19일(현지 시각) 미국과 영국 의회에 이어 유럽의회도 페이스북 개인정보 도용 사건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블룸버그


NYT는 “페이스북은 각국 정부가 페이스북을 악용해온 사례를 어디까지 공개하고 올해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조직 변화를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를 두고 내부 분란을 겪어 왔다”며 “스타모스 사퇴는 페이스북 경영진 간 긴장과 갈등이 커졌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뉴욕 증시에서 페이스북의 주가는 6.8% 하락했다.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번 사건으로 사법당국이 수사망을 정보기술(IT) 업계 전체로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요 IT 기업의 주가도 하락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3% 넘게 하락했고,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1.7% 이상 떨어졌다. 애플도 1.5% 내렸다.

CA의 페이스북 사용자 정보 도용은 전직 CA 직원인 크리스토퍼 와일리의 폭로로 지난 주말 공개됐다. CA는 미 대선을 앞두고 페이스북에서 사용자들이 ‘thisisyourdigitallife(‘이것이 당신의 디지털 삶이다’라는 뜻)라는 성격검사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도록 했다. 실제로는 개인 성향을 분석하는 프로그램인데, CA는 이 과정에서 페이스북 사용자 5000만여 명의 개인정보와 성향을 수집하고 분석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선 후보 캠프에 데이터를 넘겼다. 트럼프 캠프는 이를 토대로 선거 전략을 짜고 정치 심리전을 펼쳤다.

페이스북은 이날 CA가 아직 페이스북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폐기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범죄과학 조사 회사 ‘스트로츠 프리드버그’를 고용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스트로츠 프리드버그 소속 조사관들이 CA 런던 사무실에서 이날 저녁 현장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미국 사법 당국과 의회, 영국 의회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를 청문회에 세우겠다며 페이스북을 압박하고 있다. 미 매사츄세츠와 펜실베이니아주 법무장관은 페이스북과 CA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유럽의회도 이날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도용 사건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안토니오 타야니 유럽의회 의장은 트위터에 “페이스북 사용자의 개인정보 도용 의혹은 개인정보보호 권리를 위반한 것”이라며 페이스북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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