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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우버 자율주행차에 보행자 치여 사망…시험 운행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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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미국 시각) 세계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 회사 우버의 자율주행차에 길을 건너던 사람이 치여 숨졌다. 자율주행차와 관련된 첫 사망 사고다.

로이터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이날 밤 10시쯤 애리조나주 템페 시내 교차로에서 길을 건너던 보행자 일레인 허츠버그(49)가 우버 자율주행차에 치였다. 우버 자율주행차에는 운전석에 사람이 앉아 있었지만, 당시 차량은 자율주행 모드였다. 허츠버그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우버는 즉시 북미 지역의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일시 중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버는 최근 수개월간 애리조나주 피닉스·템페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캐나다 토론토 등에서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진행했다.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우버는 희생자 유족을 생각하며 수사 당국과 사고 원인을 파악 중이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2018년 3월 7일(현지 시각) 미국 피츠버그 시내를 운행하고 있는 우버의 자율주행 택시 내부 모습. / 조선DB


이번 사고와 관련, 라지 라지쿠마 카네기멜론대 자율주행차량연구소장은 “(자율주행차는) 휴대전화에 오류가 생기는 것과 다르고 실제 사람이 사망할 수 있다”며 “자동차 제조사·기술 기업들은 자율주행차 경쟁을 멈춰야 한다”고 했다.

자동차 제조사와 기술 기업들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다. 이번에 사고가 난 차량은 볼보자동차의 7인승 SUV(스포츠형 다목적 차량)인 ‘XC90’으로, 우버는 볼보 SUV 차량 중 일부를 자율주행차 시험운행에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 관련 볼보 측 대변인은 “사고 발생 당시 차량이 시험 중이던 기술은 볼보의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미국 내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은 계속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은 빠르게 개발되고 있는 반면 정부 차원의 안전 기준은 아직까지 없기 때문이다. 현재 애리조나주 등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이 허용된 주는 자율주행차량 업체들이 제출하는 안전 보고서만 받아 보는 실정이다.

미 상원은 지난해 9월 하원이 ‘안전한 삶을 보장하는 미래의 구현과 자동차 혁신 연구 법률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후 이와 관련한 법안 심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에드워드 마키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 비극적인 사고는 왜 우리가 공공도로에 자율주행차량을 내보내 기술을 시험할 때 각별히 조심해야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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