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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절경 1001 뉴질랜드 말보로사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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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새파란 바닷속엔 초록입홍합이 자라고 있다

정부가 직접 염도·독소 검사

3년이나 걸리는 까다로운 양식 거쳐 천연 항염 기능성 원료로

관절염 없는 마오리족 비결은 초록입홍합…분말 제품은 주의해야

뉴질랜드 국제공항에서 해안 도로를 따라 남쪽 섬 방향으로 다섯 시간쯤 차를 달리면 어느샌가 육지가 바다로 급격히 굽이치는 구릉지대가 곳곳에 나타난다. 영국 BBC 수석 프로듀서 마이클 브라이트가 저서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자연 절경 1001'에서 소개한 '말보로사운즈(Marlborough Sounds)'다. 새파란 바다를 향해 세차게 뻗은 구릉지가 주변의 녹음 짙은 평야와 한데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그려내는 곳이다. 끝없이 펼쳐진 땅에서 주로 경작되는 건 포도다. 풍미 좋은 포도로 빚은 말보로사운즈 와인은 세계적 명품이다. 이곳의 또 다른 특산품은 초록입홍합이다. 부드러운 맛뿐 아니라 뉴질랜드 원주민의 관절 건강 비결로 유명한 식품이다. 투명한 쪽빛 바다 아래 초록입홍합을 직접 만나려면 말보로사운즈의 작은 항구 도시 '해브락(Havelock)'에서 배를 타고 한 시간을 더 가야 한다. 그곳에 초록입홍합 어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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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말보로사운즈의 특산품인 초록입홍합./디파짓포토·씨스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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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보로사운즈의 맑은 바닷속에 초록입홍합이 선명하게 보인다./디파짓포토·씨스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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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선이 초록입홍합을 채취하고 있다./디파짓포토·씨스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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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의 관절 건강 비결은 평소 즐겨 먹는 초록입홍합으로 알려져 있다./디파짓포토·씨스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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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입홍합, 양식만 3년 걸리는 까다로운 생물

초록입홍합 양식은 뉴질랜드의 국책 사업이다. 정부가 직접 바다의 염도부터 독소까지 정기적으로 검사하고 관리한다. 현지 양식장 관계자에 따르면 초록입홍합은 양식 과정이 3년이나 걸리는 까다로운 생물이다. 남극과 가까운 말보로사운즈 바다에선 강렬한 햇살을 받은 플랑크톤이 빠르게 자란다. 플랑크톤은 자외선을 이겨내기 위한 항염 물질을 다량 생산한다. 초록입홍합은 플랑크톤을 먹으며 강력한 항염 성분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록입홍합 어장에 배를 멈추고 아래를 내려다보면, 맑은 수면으로 양식용 발마다 가득 붙은 푸릇한 껍데기들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초록입홍합을 직접 따다가 배에서 요리해 먹을 수 있도록 하는 홍합 관련 레저 프로그램은 와인투어와 함께 말보로사운즈의 최고 인기 관광 상품으로 손꼽힌다.

◇관절염 없는 마오리족…비결은 '초록입홍합'

초록입홍합은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의 관절 건강 비결로도 알려져 있다. 19세기 뉴질랜드로 이주한 유럽인들은 해안가에 사는 마오리족이 관절염을 거의 앓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내륙에 거주하는 마오리족은 유럽인과 마찬가지로 관절염을 앓고 있었다. 일부 학자들은 해안가 마오리족의 독특한 주식인 초록입홍합에 초점을 두고 연구했다. 이후 초록입홍합에 관절염 예방에 효과적인 항염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고, 이것이 염증 유발 물질인 류코트리엔 생성을 억제한다는 점이 밝혀졌다. 프랑스의 알레르기 및 면역학회지(Allergie et Immunologie)에 수록된 연구에 따르면 초록입홍합추출오일은 대표적인 항염 식품인 아마씨유·달맞이꽃종자유·연어기름·어유보다 항염 효과가 250~300배 높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초록입홍합은 단숨에 뉴질랜드를 상징하는 식품이자 관광 상품으로 떠올랐다. 국내에서도 뉴질랜드산 초록입홍합을 원료로 한 건강 기능 식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2016년 개별 인정형 품목별 생산 실적 현황'에 따르면 초록입홍합추출오일복합물은 시판 중인 관절 기능성 원료 가운데 국내 매출 1위다. 초록입홍합추출오일복합물로 만든 씨스팡의 '관절팔팔'이 대표적이다.

◇초록입홍합 '분말' 주의해야

초록입홍합을 활용한 건강 기능 식품을 고를 땐 제품 유형과 제조 방법을 살펴야 한다. 똑같은 초록입홍합을 원료로 만든 제품이라도 오일·분말 등 유형에 따라 효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관절 건강에 도움된다고 기능성을 인정한 초록입홍합 제품 유형은 초록입홍합오일이 유일하다. 그러나 최근 일부 건강 기능 식품 판매 업체가 초록입홍합분말 등 기타 가공품이 큰 항염 효과를 갖춘 것처럼 허위 과장 광고하거나 싸게 판매하고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일부 분말 제품은 원료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워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제조 방식도 중요하다. 동일한 원료와 유형이라도 어떻게 제조하느냐에 따라 효능 차가 커진다고 한다. 초임계 추출 공법(화학 용매 없이 이산화탄소를 사용하고 온도와 압력을 이용해 필요한 성분을 얻는 친환경 추출 방식)을 활용해 항염 성분만 오일로 추출한 상품인지 따져봐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어떤 원료와 유형이 기능성을 인정받았는지를 정확히 인지하고 건강 기능 식품 마크를 확인한 뒤 필요에 따라 섭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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