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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와인애호가 아닌 관광객도 사랑에 빠지는 포르투갈의 와이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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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도 관광이 되나요?' - 비뉴 베르드 지역 최초의 호텔
화이트 와인 명산지에서의 휴양 - 따봉! 포르투갈(7)


매일경제

2대째 가족 경영을 이어오고 있는 부티크 와이너리 `킨타 다 리샤`./사진 제공=킨타 다 리샤


[세계의 와인기행-49] 전 세계 와이너리를 돌아다니면서 느끼는 건 와인을 여행과 접목시키려는 와이너리나 단체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호주에서도 미국에서도 이탈리아나 스페인에서도 많은 와이너리나 지역 생산자협회 사람들이 관광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와인 비즈니스를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그들은 와인 애호가뿐만 아니라 다양한 여행자가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포도밭 위로 열기구를 띄우고, 너른 땅에 승마장을 조성하며, 와인과 치즈가 담긴 바구니를 싣고 자전거 피크닉을 준비한다. 와인 숍과 레스토랑을 여는 건 기본이고, 더 나아가 호텔을 짓고 스파와 수영장을 갖추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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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에 둘러싸인 몬베르드 호텔/사진 제공=몬베르드


유럽의 서남부, 대서양과 면한 작은 나라 포르투갈에서도 와이너리 호텔을 발견할 수 있다. 북부 항구도시 포르투에서 북쪽으로 60㎞, 차로 약 1시간 떨어진 곳에 있는 몬베르드 호텔(Monverde Hotel)은 화이트 와인 명산지인 비뉴 베르드(Vinho Verde) 지역 최초의 호텔이다. 2015년 오픈한 뒤 2016년, 2017년 연속 그레이트 와인 캐피털스(Great Wine Capitals)가 선정하는 '최고의 와인 관광(Best of Wine tourism)'에 꼽혔다.

이 호텔을 운영하는 곳은 포르투갈에서 손에 꼽히는 비뉴 베르드 와인 생산자인 킨타 다 리샤(Quinta da Lixa) 와이너리다. 1986년 설립해 2대째 가족 경영을 이어오고 있는 부티크 와이너리이며 미국, 독일, 네덜란드, 영국, 일본 등 34개국에 수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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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와인 명산지 비뉴 베르드의 포도나무


이 호텔을 알게 된 건 포르투갈 여행 중 만난 와인 메이커 카를로스(Carlos)를 통해서였다. "킨타 다 리샤 와인의 90%는 화이트 와인, 3%는 레드 와인, 나머지는 로제 와인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알바리뉴(Alvarinhoh)와 트라자두라(Trajadura) 같은 화이트 와인용 품종을 주로 키우죠. 알바리뉴는 와인의 뼈대를 이루고 트라자두라는 신선한 과일 풍미를 부여합니다. 해산물이나 향신료가 가미된 매운 요리와 어울려서 아시아 음식과도 잘 맞습니다."

아주 신선하면서도 부드러운 질감을 지닌 와인들을 맛보는 동안 카를로스는 와이너리와 호텔의 근사한 사진들을 펼쳐 보였다. 이른 아침의 포도밭 자전거 라이딩, 가을철의 수확 체험, 와인이 서가의 책처럼 가득 꽂혀 있는 테이스팅 룸, 객실 창가에 놓인 욕조에서 마시는 스파클링 와인, 벽난로 앞에서의 대화… 모든 것이 근사해 보였다. 한눈에 완벽한 휴식을 선사한다는 걸 알 수 있는 5성급 호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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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타 다 리샤의 와인들


유럽에는 호텔이나 리조트를 가진 와이너리가 많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영어가 잘 통하고, 사람들이 캐주얼하며, 격식을 갖추지 않고도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곳을 꼽으라면 역시 포르투갈이다. 지난 여려 편에 걸쳐 소개했듯 문어 국밥이나 대구 구이 등 신기할 정도로 우리 입맛에 잘 맞는 요리도 많다. 올해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포르투갈 와인 여행을 고려해봐도 좋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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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영 여행작가


[나보영 여행작가]

※잡지 기자 시절 여행, 음식, 와인 분야를 담당한 것을 계기로 여행작가가 됐다. 유럽, 북미, 남미, 오세아니아,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안 다니는 곳이 없지만 특히 와인 생산지를 주로 여행한다. 매경 프리미엄 외에도 '한국경제신문'과 '와인21 미디어'에 본인 이름을 건 여행기를 연재하고 있으며 '더트래블러' 'KTX매거진' '무브' 등 여행 전문지에도 기고한다. 2018년 봄엔 가까운 식도락의 도시 후쿠오카를 다룬 여행서도 출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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