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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0.001초 이어 0.01초차 불운…차민규 "아쉬운 건 짧은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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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빙속의 기대주 차민규(25·동두천시청)가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에서 0.01초 차이로 ‘깜짝’ 은메달을 딴 뒤 “아쉽기는 하지만 원래 목표가 순위권에 드는 것이기 때문에 담담히 받아들인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선일보

스포츠조선


차민규는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서 34초42로 골인했다. 34초42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케이시 피츠란돌프(미국)가 세운 올림픽 기록과 타이 기록이다. 16년만의 올림픽 동률 기록이다 보니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14조에서 뛴 차민규는 초반 100m 기록이 9.63으로 중위권이었다. 하지만 후반 이후 폭발적인 속도를 내면서 400m까지 24초79를 기록하며 중간 순위 1위를 달성했다. 가볍게 통통 튀듯이 달린다고 해 붙여진 ‘차숑’이라는 별명다운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차민규에 이어 16조에서 달린 호바르 로렌첸(노르웨이)이 34초41로 다시 한번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차민규를 앞섰다. 차민규는 0.01초 차이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동메달은 중국의 가오팅유가 차지했다.

차민규의 불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차민규는 지난해 12월 있었던 2017~2018시즌 월드컵 3차 대회(캐나다 캘거리)에서 개인 최고 기록을 무려 0.5초나 단축한 34초314를 기록했지만 캐나다의 알렉스 보이베르-라크루아에 불과 0.001초 뒤져 2위에 그쳤다.

차민규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어느 정도 짐작한 기록이 있었는데 그 기록이 나왔고, 금메달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0.01초 차이라 아쉽기는 하지만 목표가 순위권이었다. 담담히 받아들였다”고 했다. “아쉬운 것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짧은 다리죠”라는 위트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차민규는 어릴 적 코피를 많이 흘려 초등학교 4학년 때 운동을 시작했다. 쇼트트랙으로 시작했으나 한국의 수많은 유망주와 경쟁하기는 녹록치 않다고 생각해 한국체대 진학을 앞두고 있던 2011년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다. 가볍게 통통 튀듯이 달린다고 해 차숑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는 “쇼트트랙 선수였을 때도 괜찮게 탔었지만 몸싸움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전향한 것은 신의 한수가 맞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김준호는 35초01로 12위, 모태범은 35초154로 16위를 각각 기록했다. 8년 전 밴쿠버올림픽에서 500m 금, 1000m 은메달을 땄던 모태범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초반 100m에 힘을 다 쓴 것 같다”면서 “차민규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안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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