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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밀양 병원참사 첫 ‘눈물의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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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세종병원 화재참사 사흘째인 28일 첫 사망자 장례식이 치러졌다.

이날 오전 밀양시 교동 농협장례식장. 이곳은 세종병원 화재 사망자 7명의 시신이 안치된 곳이다. 박이선(93)·현수금(89)씨의 장례가 이날 오전 7시30분 발인했고, 이어 박연억(92)·류분남(90)·심옥순(80)씨의 장례가 진행됐다. 또다른 사망자 손기선씨(86)는 아직 장례를 진행하지 못하고 이곳 장례식장에 시신이 안치돼 있다.

조문객들은 줄곧 “어쩌냐, 어쩌냐”며 유족들을 위로했고, 시청 등에서 나온 봉사자들은 잇따라 찾아오는 조문객들을 안내했다.

감기로 세종병원 2층에 입원했다 29일 퇴원을 앞두고 변을 당한 심씨의 유족 문경옥씨(52)는 “우리야 대기했다가 미리 예약을 해서 장례를 진행하고 있지만, 빈소가 마련되지 않는 유족들이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어머니는 오래 아프셨으면 몰라도 감기 때문에 입원했다 갑자기 변을 당해 당혹스럽다”며 “앞으로 이런 참사가 제발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병원 간호조무사로 일하다 숨진 김모씨(37)의 유족 이모씨(37)는 “제천 화재사고 등 대한민국은 사고만 일어날 당시에만 냄비처럼 분위기가 끓어올랐다 금방 잊어버린다”며 “두번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존과 죽음의 경계에서 안타까운 생명이 쓰러진 장면을 본 다른 환자들도 사망자들을 애도했다.

당시 세종병원 2층에 입원했다가 화재 이후 밀양 윤병원으로 입원중인 양혜경씨(66)는 “유독가스 때문에 1분, 2분 사이에 생사가 갈렸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간호사가 환자들에게 ‘젖은 수건으로 입을 가리고 대피하라’고 내내 소리를 쳤다”면서 “(내가) 10년전부터 알고 지내는 간호사인데 나중에 숨졌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가슴아팠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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