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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칼끝 겨누는 美 특검…대면 조사가 수사 핵심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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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탄핵 위기로 몰고 있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을 접촉하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하는 등 핵심 측근들의 고백으로 사건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로버트 뮬러가 지휘하는 미국 특검은 현 단계에선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을 핵심 관건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지난해 대선 당시 트럼프의 당선을 돕기 위해 상대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을 해킹했는지 여부를 놓고 수개월째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데, 결국 트럼프의 진술이 진실을 가려내는 열쇠라는 판단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차례 혐의를 부인하며 특검 면담을 거부하고 있어 수사는 난항을 겪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6월부터 측근들의 증언이 잇따르는 만큼 트럼프가 결국 뮬러 특검 앞에 서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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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10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뮬러 특검의 특별 면담 요청에 대한 질문에 “러시아와 트럼프 캠프 사이 내통은 없었다”고 답했다./AP=연합뉴스


◆ 러시아 정부·트럼프 대통령 “러시아 개입 근거 없어” 혐의 전면 부인

12일 워싱턴포스트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뮬러 특검은 지난해 말 트럼프 변호인단에 면담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특검이 몇 가지 제한적인 사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물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르면 수 주 안에 진행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트럼프와 러시아 정부는 여전히 러시아 정부의 개입설(說)이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러시아와의 내통 의혹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무려 여덟차례나 “러시아와의 내통은 없었다”는 말을 반복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특검의 특별 면담 요청에 응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도 “그들(선거캠프 관계자)은 내통을 하지 않았고, 그 누구도 내통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인터뷰는 하지 않을 것 같다”면서 면담 요청을 거부했다.

러시아 정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거들고 나섰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11일 러시아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다는 미 상원 보고서 내용을 두고 “러시아가 선거에 개입했다는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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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맡은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출신의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연합뉴스


◆ 미 언론 “트럼프 대통령, 언제까지 면담 피해갈 수 있을까”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특검의 면담을 피해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과거 대통령들 역시 특검의 면담 요청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1998년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이 르윈스키 스캔들 수사에서 특검의 면담 요청을 거부했던 게 대표적이다. 당시 클린턴 측이 특검의 면담 요구를 거부하자 특검은 대배심 출석을 대신 요구했고, 결국 양측은 백악관에서 조사를 받는 방식으로 협상을 매듭지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협상에 동의하지 않으면, 뮬러 특검은 대배심 출석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면서 “트럼프가 대배심에 출석할 경우, 그는 변호인단 없이 혼자 결백을 증언해야 하는 끔찍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약, 트럼프가 대배심 출석 마저 거부할 경우, 그는 대법원과 맞서 싸워야 하는 극단적인 상황에 놓이게 된다.

뮬러 특검팀은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을 잇따라 기소하며 그를 압박하고 있다. 뮬러 특검팀은 지난달 1일 러시아 스캔들의 핵심 연루자로 꼽혀온 플린을 전격 기소했다. 플린은 허위 진술 혐의로 징역 5년형이 예상되자 형량을 줄이기 위해 유죄를 인정하고 플리바겐(형량 감경 협상)을 택했다. 이미 트럼프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폴 매너포트 전 선대위원장과 리처드 게이츠 등이 뮬러 특검팀으로부터 기소됐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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