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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문 대통령 "카드 수수료 추가 인하"…카드사 '설상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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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밴사 수수료 조정 통해 카드사 부담 최소화"

카드사 "대출 확대도 쉽지 않아 진퇴양난"

세계파이낸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를 통해 카드 수수료를 추가 인하하겠다고 밝히면서 올해 카드사 실적 악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내달 8일부터 최고금리가 27.9%에서 24%로 인하되면서 카드사들은 카드대출로도 수익을 만회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7월에는 신용카드 수수료가 추가 인하된다"면서 "서민과 소상공인에게 힘이 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카드수수료 원가 항목인 밴(VAN)수수료를 결제건별로 동일금액을 부과하는 정액제 방식에서 낮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인 정률제로 개선하는 방안을 올해 7월 중 시행될 수 있도록 추진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편의점을 비롯해 소규모 슈퍼마켓, 빵집 등 소액 다결제 가맹점 수수료는 낮아지고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고액결제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는 높아진다. 이 경우 영세 및 중소 가맹점의 범위 확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카드사에도 추가적인 부담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문제는 3년마다 카드결제로 발생하는 적정원가를 반영하는 적격비용 재산정이다. 올해 검토를 거쳐 내년 1월 카드 수수료율이 재산정된다. 이 때 추가로 수수료가 인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카드사 관계자는 "3년마다 한 번씩 적격비용 재산정 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영세·중소가맹점 보호를 위해 시도때도 없이 이뤄지는 수수료 인하가 카드사를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KB국민·롯데·삼성·신한· 우리·하나· 현대카드 등 7개 전업계 카드사의 3분기 실적은 지난해 4838억원에서 19.8% 줄어든 3878억원이었다.

이런 가운데 규모가 큰 카드사를 시작으로 희망퇴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한카드는 이날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고 KB국민카드도 희망퇴직을 논의 중인 상태다.

이민환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낮춰왔다"면서 "기본적으로 카드사도 원가와 비용에 의해 수익이 결정되는 기업인데 이같이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시장원리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나치게 한 쪽 입장을 대변하는 것에서 벗어나 보다 균형적인 시각에서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화 기자 jh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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