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8 (일)

“농산물에 디자인을 입히니 대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농식품부 6차 산업인 선정 ‘디자인 농부’ 김요섬 대표

검은콩 등 ‘곡식 차’ 47종, 감성 디자인 함께 1회용 커피처럼 포장

대용식으로 인기 얻어 5개국 수출…“농부 마음 담으니 절로 이익”

경향신문

“농업도 삼성이나 애플처럼 디자인에서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2011년 11월 농업회사법인을 만들 때부터 김요섬씨(38·전북 전주)는 디자인에 주목했다. 당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의 화두는 ‘디자인’과 ‘기술’이었다. 한국 농업의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과 견주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농업에서 디자인은 뒷전으로 밀려 있다.

그는 ‘답은 디자인에 있다’고 생각했다. 디자인에 ‘올인’하기로 한 것이다. 농업에 디자인을 입혀서 세상과 싸워보겠다고 결심한 그는 회사 이름을 ‘디자인농부’라고 지었다. 거기에는 혁신적인 제품 디자인으로 농업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그는 막대 모양으로 포장된 1회용 커피의 디자인에 주목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편리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1회용 커피 디자인을 우리 농산물에 적용하면 어떨까.

미숫가루, 팥 볶음가루, 검은콩가루 등 우리 농산물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1회용 낱개 포장으로 만들어 봤다. 시장 반응은 뜨거웠다. 그중 ‘검은콩 미숫가루 블랙빈’은 김씨의 최대 히트작이다. 휴대와 보관이 용이하고 산화방지·정량섭취 등 다양한 이점이 있는 이 제품은 건강간식·아침대용식 등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김씨는 이후 곡물류·분말류·차류 등 모두 47종의 1회용 낱개 포장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놨다. ‘독창적인 감성 디자인’과 ‘100% 국산 농산물’을 내세운 그의 제품은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의 제품은 현재 중국, 미국, 베트남, 홍콩, 싱가포르 등 5개 나라에 수출되고 있다.

디자인농부는 지난해 온라인·오프라인 시장은 물론 홈쇼핑·해외 시장도 적극 뚫어 9억8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대망의 10억원 매출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품을 팔 때 용량을 절대로 속이지 않고, 가격을 늘 합리적으로 책정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조건 이익만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죠.”

2005년 대학(군산대 통계학과) 졸업 후 법인을 만들 때까지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 농산물 유통 경험을 쌓아온 김씨는 제품에 ‘농부의 가치’를 담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협약을 맺는 30여 지역농가의 농산물을 이용해 제품을 만드는 것도 그런 노력의 하나다. 현재 8명의 지역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는 그는 증축 중인 공장이 완공되면 4명을 추가 고용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지역 농가와의 동반성장을 추구해온 김씨를 10일 ‘이달의 6차산업인’으로 선정했다. 김씨는 그동안 ‘농식품 굿 포장 디자인 우수상’ ‘미래농업스타상(유통마케팅 분야)’ 등을 받았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카카오 친구맺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