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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북한 군에 무슨 일이?…군인 잇따라 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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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단속 강화로 제3국 거친 전체 탈북민은 감소하는데

'목숨 건' 직접 귀순 올해 15명으로 증가… 병사만 4명

국제 제재로 경제난·탄압 심화되고 한국 문화 유입도 영향

북한이 '핵 보유국' 인정을 주장하며 핵·미사일 도발 수위를 높여가는 가운데, 북한 군과 민간인의 목숨을 건 귀순이 잇따르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북한 내부 경제 상황이 더욱 어려워지고, 정치적 탄압도 심각해지면서 내부의 긴장이 위험 수위에 다다르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북한 주민 2명이 어선을 타고 동해상으로 넘어온 데 이어, 21일 오전 북한 초급 병사 1명이 중서부 전선 우리 군 GP를 통해 귀순했다. 이틀 연속 해로·육로 상 귀순이 이어진 것이다.

이들을 포함, 올해 우리 측으로의 직접 귀순자는 총 9회에 걸쳐 15명으로 파악된다. 이 중 군인만 4명이다. 지난해 군인 1명을 포함해 3회에 걸쳐 5명이 귀순한 것과 비하면 규모가 3배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올해 국내에 제3국 등을 경유해 들어온 탈북민은 961명으로, 작년에 비해 오히려 16.8% 감소했다.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탈북민 단속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2000년 이후 2016년까지 북한 군인 귀순은 총 9건으로, 올해에만 4명이 넘어온 것은 이례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북한에선 선군 정책으로 군에 먼저 식량·필수품 배급이 이뤄지는 등 그나마 민간인보다는 나은 대접을 받는다.

그동안 탈북자들은 대부분 상대적으로 경비가 허술했던 북-중 국경선을 통해 탈북, 중국 등 제3국에 살거나 경유지에서 수 년을 머무르다 간신히 브로커의 도움을 받아 한국으로 넘어오는 쪽을 택한다. 이 경우엔 중국에서 다시 북송될 위험도 크고, 시간과 비용 부담이 커진다.

지난달 북한군 오청성씨가 총격 교전 속에 부상을 입으며 판문점을 통해 귀순한 데서 알 수 있듯, 한국으로의 직접 귀순은 그야말로 '사선(死線)'을 넘는 위험한 일이다. 그러나 성공만 하면 가장 안전하게 한국 사회에 안착할 수 있다.

특히 군인들의 경우, 한국과 가까운 전방 등에서 근무하면서 우리 정부가 자유 체제를 홍보하는 대북 확성기 방송 등에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젊은 남자 군인들이 한국의 대중문화 등을 접하며 한국을 동경하게 되고, 무기를 소지한 상태여서 혼자 목숨을 걸고 탈출을 감행할 동기가 생긴다는 얘기다. 귀순병 오씨도 깨어나자마자 "한국 노래가 듣고 싶다"고 했다.

군인을 포함한 귀순자 증가는 어떤 식으로든 북한 내부에 소문이 날 수밖에 없고 이는 김정은 체제에 큰 타격을 준다. 북한이 이미 한국에 들어왔던 탈북자를 회유·납치해 다시 데려가 체제 선전에 활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시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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