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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다시 뜨거워진 ‘트럼푸틴’ 브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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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첩보 덕에 테러 막아” 푸틴, 트럼프에 감사 전화…대선 개입 수사 중 관계 과시



경향신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브로맨스(남자 간의 친밀한 관계)’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지난 13~14일(현지시간) 미 중앙정보국(CIA) 첩보로 이슬람국가(IS) 분파 조직원들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카잔성당 테러 모의를 사전에 적발하자 푸틴이 17일 트럼프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 등이 보도했다.

푸틴은 이날 통화에서 미 CIA 덕분에 테러를 막고 범인 7명을 검거했다면서 러시아도 미국과 미국인들을 표적으로 한 테러 첩보를 입수하면 미국 정부에 즉각 알리겠다고 말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뉴스위크 등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측근들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스캔들로 수사를 받고 있는 시점에서 트럼프와 정보당국을 향한 ‘아이러니한 감사 표시’라면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 이전부터 푸틴과 돈독한 관계였음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들을 자세히 열거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각국 정부가 테러정보를 공유하는 일은 흔하지만 대통령이 직접 다른 나라 정상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트럼프와 푸틴은 지난 14일에도 전화통화를 하며 북한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일주일 동안 두 번 통화한 것이다.

미국 언론들의 분석을 종합해보면 푸틴의 감사 표시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연방수사국(FBI) 조사를 불신하는 등 정보당국과 엇박자를 내온 트럼프를 미국인들이 믿을 만한 리더로 치켜세워 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푸틴은 이날 통화에서 트럼프에게 마이크 폼페오 CIA 국장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해달라고도 했다. 트럼프와 정보당국이 서로 신뢰하는 관계임을 보여주려는 발언으로 보인다.

푸틴은 트럼프와 이번주에만 두 차례 통화했으며 그때마다 트럼프를 치켜세웠다. 푸틴은 지난 14일 트럼프와의 통화에 앞서 연례 국영방송 연설에서 최근 미국 주식시장 활황은 트럼프 정부가 성공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트럼프 랠리’는 트럼프가 자신의 공적으로 가장 내세우고 싶어 하는 것 중 하나다. 트럼프는 푸틴과의 통화에서 이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푸틴의 트럼프 띄워주기는 의리의 성격이 강하다. 트럼프는 푸틴 정부의 비판여론·정적에 대한 무차별 탄압, 크림반도 강제병합 등에 대해서 한번도 비난하지 않았다. 러시아 스캔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푸틴과의 ‘브로맨스’가 잠잠해지는 듯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지난 7월 독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푸틴과 만나 나눈 대화 내용을 지난달 뒤늦게 공개하면서 여전한 신뢰를 드러냈다. 트럼프는 미 정보당국이 연일 러시아 정부 개입 정황이 발견된다고 보고하는 시점에도 “미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푸틴의 말을 믿는다”고 말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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