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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원화 강세로 삼성 영업익 1.5조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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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원달러 환율이 2016년 말 대비 10%쯤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삼성전자가 긴장하는 모습이다. 2017년 영업이익 50조원 돌파가 유력하지만, 원화 강세로 영업이익이 동반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2018년에도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돼 수출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 실적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원화가 강세를 나타내면 수출 기업의 원화 환산 매출 감소에 따른 영업이익 축소가 이어진다. 예를 들어 기업이 1달러의 매출을 기록한다고 할 때, 이 가치가 1500원에서 1000원으로 떨어지면 500원의 매출이 증발되는 셈이다. 1달러에 1500원이었을 때와 같은 수익을 내려면 제품 가격을 1.5달러로 올려야 하므로 제품이 가진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IT조선

김경훈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최근 원화 강세에 따른 산업별 영향 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10% 내리면 국내 제조업체의 영업이익이 1.3%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2014년 기준 수출 비중(53.8%)이 높고 수입 원자재 투입 비중(26.8%)이 상대적으로 낮은 전기,전자업종(반도체,전자부품,디스플레이,통신기기 등)의 영업손실은 3%쯤이다.

18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088.5원으로 2016년 12월 말 1212.5원 대비 10%쯤 내렸다. 김 수석연구원의 분석대로라면, 2017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50조원을 달성할 경우 산술적으로 영업손실 1조5000억원이 증발하게 되는 셈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원화강세가 미치는 영향이 더욱 치명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대신증권은 14일 삼성전자 4분기 실적 전망치를 기존 영업이익 16조9000억원에서 1조원 낮춘 15조9000억원으로 조정했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종전 추정치(16조9000억원)에 원화강세 영향과 반도체 부문 성과급 비용 영향 1조원을 반영했다"며 "원화강세 영향은 10원당 영업이익 2000억원 내외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측은 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환율 변동 위험 최소화를 위해 수출입 등 경상거래 및 자금거래시 현지통화로 거래하거나 입금 및 지출 통화를 일치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환율변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의 불확실성과 손익변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파생상품을 이용 중이다"며 "글로벌 환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각 회사의 환위험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평가,관리 중이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2017년 2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측된다. 같은 환율 계산법을 적용해 보면, LG전자는 총 780억원의 추가 영업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LG전자 한 관계자는 "환율의 단기적 변동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라며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환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0월부터 본격화된 원화 강세는 2018년 상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1달러의 가치가 1050원~1060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원화 강세는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악화를 낳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출가격의 가격 경쟁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시장 점유율 확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경훈 수석연구원은 "원화 강세 지속으로 제조업의 영업이익 감소와 그 영향이 점차 커진다"며 "주력 업종의 수익성 악화가 투자 감소로 이어지면 장기적으로 수출 경쟁력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기업은 단기적으로 환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고, 장기적으로는 연구개발(R&D)을 통한 품질 경쟁력 강화 등 체질 강화를 위해 힘써야한다"며 "과도한 원화 강세는 수출 호조세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정부와 기업의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T조선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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