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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미국의 富 39%, 상위 1%가 독식… ‘쏠림’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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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석학들 ‘세계 불평등 보고서’ / 상위 10%의 소득 비중 날로 급증… 중동 61%, 美 47%, 中 41% 달해 / 피케티 “방치 땐 정치·경제 파국”

‘21세기 자본’으로 유명한 토마 피케티 교수 등 경제학자들이 세계 소득 불평등을 이대로 방치하면 ‘파국’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 각국의 학자 100여명이 참여한 네트워크인 ‘세계 부와 소득 데이터베이스’(WID)는 14∼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학술회의를 열고 ‘세계의 불평등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세계 각국에서 갈수록 빈부격차가 커지고 있으며 일부 국가는 ‘극단적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세계 상위 1%(7600만명)의 부자가 1980∼2016년 늘어난 전체 부 가운데 27%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약 13%를 상위 0.1%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부자들 사이에서도 부의 집중 현상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적으로 보면 상위 10%가 나머지 90%를 계속 쥐어짠 셈이라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지난해 국가 전체 소득에서 상위 10%가 차지하는 비율로 본 국가별 빈부 격차 수준은 중동이 61%로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와 브라질(55%),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54%)가 뒤를 이었다.

불평등 수준은 선진국이나 강대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47%), 러시아(46%), 중국(41%) 등은 현재의 격차도 심각하지만 격차 확대 속도가 매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1980년 상위 1%의 부자가 전체의 22%를 차지했지만 2014년엔 39%로 급증했다. 보고서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세제개편안은 미국을 ‘불로소득의 사회’로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럽(37%)은 상대적으로 불평등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불평등 확대의 원인은 국가별로 다르지만, 보고서는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의 가치가 폭등하고 세제 등 각종 정부 정책들이 부자에게 유리하게 운용된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이대로 가면 세계 평균 20%에 달하는 상위 1% 부자의 소득 비중이 2050년에는 24%로 커질 것이라고 보고서는 예측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피케티 교수 등 5명의 경제학자들은 “불평등을 이대로 방치하면 정치·경제·사회적 파국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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