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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트럼프 등쌀에…권력서열 2위 공화당 라이언 의장도 사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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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 "내년 임기로 정계은퇴, 가족과 지낼 것"보도

45세 최연소 하원의장, 감세 숙원 완수

4위 틸러슨 국무이어 미국 실력자 사임설 잇따라

라이언 의장 본인은 "아무데도 안 간다"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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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라이언 미국 하원의장이 14일 기자들의 감세법안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다가 얼굴을 찌푸렸다.[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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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승계 서열 2위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내년 하원의장직을 그만둘 수 있다고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보도했다. 최근 대통령직 승계 서열 4위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교체될 것이란 보도가 나온 데 이어 여당인 공화당 최고위 인사의 사임설이 거론된 것이다.

틸러슨장관 때처럼 언론 보도가 나오자 라이언 의장 본인이 “아무 데도 안 갈 것”이라고 부인하는 패턴이 똑같이 되풀이됐다.

새러 허커비 백악관 대변인도 “트럼프 대통령이 하원의장에게 사임설을 전화로 확인하자 정확하지 않다고 확약했다”고 진화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1년 국정 최대 과제인 감세법안이 처리되기 전 선봉장인 라이언 의장이 흔들리면 국정 기반이 급속히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라이언 의장의 사임설은 일부 가족과 측근ㆍ참모들뿐만 아니라 공화당 하원의원들의 ‘포스트 라이언’ 준비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제기된 것이다.

라이언 하원의장은 지난 2015년 10월 존 베이너 전 하원의장이 공화당내 보수 강경파 의원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 등의 반발에 전격 사임하면서 45세, 150년 만의 최연소 하원의장에 선출됐다.

1992년 대학 졸업후 의회 인턴, 보좌관을 거쳐 99년부터 하원의원이 된 지 16년 만이었다.

당시 후임 후보자들을 보수 강경파가 줄줄이 퇴짜를 놓으면서 베이너 전 하원의장의 삼고초려 끝에 라이언 의장이 “보수 개혁을 마무리한후 하원의장을 끝으로 정계에서 물러나겠다”며 수락했던 게 이번 사임설이 나온 근거가 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하원 조세 위원장 출신 라이언 의장의 숙원인 감세법안 통과가 눈앞에 오면서 공화당 하원의원들 사이에 그의 사임 이후에 대한 논의를 촉발했다”고 보도했다.

케빈 크래머 의원은 “베이너 전 의장도 새로운 교황이 선출될 때까진 자리를 지켰다”며 “새 하원의장을 선출하는 데 일종의 예술적 형식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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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라이언 미국 하원의장(가운데)과 부인 샐리 등 가족들.[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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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티코는 “예상과 달리 라이언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올해 좋은 관계를 맺었고 입법적 성과도 이뤘지만 최근 일부 가족과 친구, 참모들에게 이번 회기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라이언 의장이 올해 연말 감세법안 통과를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정부 재정의 큰 폭을 차지하는 복지 개혁을 마무리한 후 2018년 중간 선거를 끝으로 정계에서 은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라이언 의장 개인적으로 10대 자녀 세 명에게 내년 말까지 집에서 함께 지내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도 사임설의 근거다. 라이언 의장의 아버지가 55세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 자녀들이 자라기 전까지 함께 지내는 것이 그의 염원이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을 사임설의 또다른 이유로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말 오바마케어 폐기법안이 상원에서 부결된 후 미치 매코넬 원내대표를 “나약하고 줏대가 없다”고 비난을 퍼부은 바 있어 언제든 화살을 라이언 의장에게 겨눌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신문은 2018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잃어 의장직을 계속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도 없는 상태에서 계속 머물 수 있겠느냐고도 지적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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