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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차기 금투협회장 4파전…'협회분리' 등 표심 잡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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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복조 회장·황성호 전 사장 "협회 업권별 분리"

세계파이낸스

왼쪽부터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회장, 정희동 전 KB투자증권 사장,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사장,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의 연임 포기 선언 이후 4명의 전현직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후보들은 협회 분리 운영부터 새먹거리 개발, 단임제 등 공약으로 회원사들의 표심 잡기에 나섰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차기 금투협회장에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회장, 정희동 전 KB투자증권 사장,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사장, 권용원 현 키움증권 사장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금투협회는 지난 12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5명의 공익이사 중 3명과 외부인사 2명 등 모두 5명으로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차기 협회장은 1월 말 임시총회에서 증권사 56곳, 자산운용사 169곳, 선물사 5곳, 부동산신탁사 11곳 등 241개 정회원의 자율 투표로 결정된다.

유력 후보였던 황 회장이 '정부와 결이 맞지 않았다'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금융투자업계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할 수 있는 적임자가 어느때보다도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황 회장은 초대형투자은행(IB),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 등 업계의 이익을 높이는 방안에 적극 나서며 회원사들의 지지를 받은 바 있다. 차기 협회장도 이런 현안에 발빠르게 대응하면서 업권별 의견 개진 및 새 먹거리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후보로 나선 정회동 전 사장은 2006년 흥국증권 사장을 시작으로 NH농협증권, IM투자증권(현 메리츠종금증권), KB투자증권(현 KB증권) 사장을 지냈다. 황성호 전 사장은 씨티은행 입사 이후 그리스 아테네은행, 한화 헝가리은행, 제일투자신탁증권 사장, PCA투자신탁운용 사장, 우리투자증권 사장을 거쳤다. 정 전 사장과 황 전 사장은 2015년 제3대 금투협회장 선거에도 도전한 바 있다.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은 증권사 CEO중 드문 공대 출신이다. 권 사장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20년간 공직 생활을 마치고 키움증권 모회사인 다우기술로 옮긴 뒤 2009년부터 키움증권을 이끌고 있다.

손복조 회장은 1984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2004년 대우증권 사장이 됐다. 이후 2008년 토러스투자증권을 설립해 회장으로 재임 중이다.

현재까지 출마의 변을 낸 후보는 황 전 사장과 손 회장이다. 두 후보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고 금투협 업권별 분리를 공통적으로 약속했다. 황 전 사장은 자산운용 업계의 자체 협회 설립, 손 회장은 증권업협회(선물회사 포함)와 자산운용협회, 부동산신탁협회 등 3개 협회 분리를 주장했다. 금투협은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으로 증권업협회와 자산운용협회, 선물업협회 등이 합쳐져 출범했다.

현재 241개의 회원사 중 자산운용업계가 절반을 웃돌면서(169개사) 자산운용업계를 전문적으로 대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당선되기 위해선 이들 자산운용업계의 표도 절실하다. 다만 협회 분리는 자본시장법 개정 사항이며 분리한 지 10년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지켜보자는 시각도 존재한다.

황 전 사장은 "자산운용 업계의 자체 협회로 분리, 운영 요구가 크고 업권의 이해 관계가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독립적 협회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재임 중에 자산 운용 협회 분리, 독립을 관계당국과 협의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협회조직은 이해관계 동일체와 전문성 및 기능성이 전제되어야만 그 존재가치가 있으므로 업권별 협회로 분리추진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아직까진 공식입장을 내지 않은 권 사장과 정 전 사장도 이같은 협회 의견을 담아 조만간 입장표명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은 또 단임제를 공약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손 회장은 "모든 뛰어난 조직은 탁월한 리더가 장기근속을 해야만 가능하다는 소신을 갖고 있지만 각종 협회 조직은 예외라고 생각한다"며 "정부당국, 회원사, 협회장 개인의 이해관계를 초월해야만 가장 올바른 역할 수행이 가능하게 되는 공익성이 강한 특수한 조직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 전 사장은 업계내 '기울어진 운동장'을 지적하며 규모에 따라 전략을 나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형사 전략은 전임 황 회장이 추진했던 초대형 IB로 정부, 국회, 금융당국 및 언론 등 관련 기관과 소통을 통해 영역을 확장하겠다"며 "중소형사는 현 사업 모델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 협의하에 특화 전략과 지속 가능한 먹거리를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장영일 기자 jyi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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