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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교황에 쏟아지는 비판…"로힝야 언급 피해 책임 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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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신중한' 태도에 인권단체들 실망감 드러내

뉴스1

프란치스코 교황(왼쪽)과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자문역(오른쪽).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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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미얀마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힝야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 않은 채 연설을 끝맺자 적절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8일(현지시간) 아웅산 수지 국가자문역과의 회담 뒤 공동연설에서 "평화는 정의와 인권을 존중할 때만 성취할 수 있다"며 "각 민족의 정체성을 존중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로힝야족의 직접 언급 없이 간접적으로 평화를 촉구한 것이다.

미얀마에서 '로힝야'라는 단어는 굉장히 양극화된 용어. 현지인들은 로힝야족을 방글라데시계 불법 이민자들을 의미하는 '벵갈리스'로 부른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 단어를 직접 사용할 경우 군부나 불교 신자, 국민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상황을 악화시킬 것을 우려했을 것으로 뉴욕타임스(NYT)는 풀이했다.

인권단체와 비평가들 다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신중한 태도'가 오히려 불의에 맞서기 위한 메가폰으로서의 교황의 역할을 방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영국 소재 버마로힝야기구(BROUK)의 툰킨 대표는 "버마(미얀마) 정부는 우리 존재와 정체성을 무시하고 있다"며 "이름조차 부르지 못하는데 어떻게 교황이 로힝야족 위기를 거론할 수 있겠나"라고 침통함을 드러냈다.

방글라데시 쿠투팔롱 난민 캠프에서 일하는 인권운동가 모함마드 주바이르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교황)가 로힝야족 위기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이 굉장히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브루킹스 동아시아 정책 연구소에서 비상임직으로 일하는 린 쿠옥은 "가톨릭 교회의 지도자조차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그 내부 상황은 훨씬 더 절망스러울 것"이라며 미온적인 연설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 역시 교황의 연설에 아쉽다는 반응을 내보였다.

이들 단체는 "교황의 방문으로 국제사회의 관심이 로힝야족 사태에 집중될 수 있었고, 모든 인종 집단에 존중을 촉구한 것은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지만 로힝야족 언급을 피한 사실에 대해선 "실망스럽다"고 평했다.
seung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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