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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예배 보던 이집트 사원에 폭탄테러… 최소 235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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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의 테러… 괴한들 도망치는 신도들에게 총탄 난사]

IS 소행인 듯… 부상자도 109명… 이집트 정부 사흘 국가애도 선포

범인들 차량 4대 나눠타고 접근… 사원안에 설치됐던 폭발물 터져

현장 출동했던 구급차에도 총격… 민간인 대상 이집트 최악의 테러

24일(현지 시각) 오후 지중해를 접하고 있는 이집트 시나이반도 북쪽 비르 알아베드 지역의 한 이슬람 사원에서 극단주의 무장 세력 이슬람국가(IS) 소속으로 추정되는 무장 괴한들의 폭탄·총기 테러 공격이 발생해 최소 235명이 죽고 109명이 다쳤다고 AP통신 등이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집트 내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단일 테러 사건 중 인명 피해 규모가 가장 크다고 A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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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 시각) 폭탄 및 총격 테러가 발생한 이집트 시나이반도 북부의 알라우다 이슬람사원.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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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무장 괴한들은 이날 사륜차 여러 대에 나눠 타고 시나이 북부에 있는 비르 알아베드 지역의 알라우다 사원에 접근했다. 당시 사원 안에서는 이집트 보안군과 민간인 신도들이 금요 예배를 보고 있었다.

CNN은 현지 매체를 인용해 "모스크 안에 설치돼 있던 사제 폭발물이 두 차례 폭발했고, 예배를 보던 신도들이 사원 밖으로 흩어져 뛰어나왔다"며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무장 괴한들이 도망치는 신도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폭발로 인해 모스크 역시 크게 손상됐다고 한다. 이들은 자신들이 타고 온 차량을 폭발시켜 신도들의 대피로를 막았다. 현장에 출동한 구급차를 향해서도 총격을 가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사건 이후 무장 괴한들의 행방 등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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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혹한 현장 - 24일 이집트 시나이반도 북부 알아베드 지역의 알라우다 이슬람 사원 바닥에 테러로 숨진 희생자들의 시신이 놓여있다. 이날 극단주의 무장 세력 이슬람국가(IS) 소속으로 보이는 무장 괴한들이 금요 예배 중이던 신도들과 보안군에게 폭탄을 터뜨리고 총기를 난사해 최소 235명이 숨졌다. 이집트 정부는 이 사건 후 사흘간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AP통신은“단일 테러 사건으로는 이집트 내에서 피해 규모가 가장 큰 사건”이라고 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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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직후 부상자들은 현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상자는 계속 늘고 있다. AFP통신은 "지난 4년간 이 지역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의 공격이 잇따랐지만, 이번 공격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집트 보건부는 이번 사태를 즉각 "테러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긴급 안보 내각 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카이로 국제 공항의 검문 역시 강화했다. 이집트 정부는 사흘간의 공식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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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발생한 알아베드는 이스라엘 국경에서 120㎞ 떨어진 도시로, 팔레스타인 남서쪽 가자지구와 시나이반도 북부를 잇는 고속도로 상에 있는 곳이다.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는 단체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시나이반도 북부에서 주로 활동하는 IS 이집트 지부의 소행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2013년 무슬림형제단 소속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이 군부에 의해 축출된 이후, 시나이반도 북부에서 이집트 보안군과 대립해왔다.

지난 3년간 양측 간 전투로 이집트 경찰·군인 사망자만 수백명에 달한다. 하지만 그동안 IS의 공격은 주로 경찰·군 시설에 집중돼, 이슬람 사원을 표적으로 한 이번 공격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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