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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다이빙벨 반대단체 도와라"…조윤선, 보수지원 지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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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현준 前행정관-보수단체 대표 이메일 공개

특검 "다이빙벨 상영 당시 趙 정무수석 재직"

뉴스1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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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이균진 기자 =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이 정무수석으로 재직하던 당시 청와대 행정관에게 영화 '다이빙벨' 상영에 반대하던 보수단체에 대해 '도우라'고 지시했다는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조영철) 심리로 24일 열린 김기춘 전 비서실장(78)과 조 전 장관 등에 대한 재판에서 특검팀은 허현준 전 청와대 행정관(49)이 보수 성향의 '차세대문화인연대' 대표 최공재씨와 이런 내용으로 주고받은 이메일을 공개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허 전 행정관은 최씨와 이메일을 주고받은 이유에 대해 "업무의 일환"이라고 답했다. 국민소통비서관실 행정관으로서 시민단체 관련 사항을 파악하고 민원 등을 듣고 해결해주는 게 업무 원칙이었다는 것이다.

이날 특검팀은 최씨가 2014년 9월4일 허 전 행정관에게 '차세대문화인연대, 부산국제영화제 다이빙벨 상영 자제 요구'라는 성명서를 첨부한 이메일을 공개했다. 당시 이메일 본문에는 "초안입니다, 읽어보시고 수정할 사항을 말씀해주시면 수정해 바로 뿌리도록 하겠습니다"고 적혔다.

특검팀은 허 전 행정관이 최씨를 통해 보수단체의 시각에서 본 문화계 동향을 보고받고, 좌파 배제 차원에서 영화 '다이빙벨' 상영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하려 했던 것으로 본다.

특검팀은 이후 2015년 6월1일 허 전 행정관이 최씨에게 보낸 이메일을 공개했다. 이메일에는 "우리 (조윤선) 수석께서는 부산영화제에서 다이빙벨이 상영됐던 당시 차세대문화인연대를 보면서 '저 단체를 도우라'고 하셨다"고 적혔다.

조 전 장관이 보수단체를 지원하라고 청와대 행정관에게 지시했다는 내용의 이메일에 대해 허 전 행정관은 "제가 표현을 과하게 했다"며 "정관주 당시 국민소통비서관이 했던 게 맞는 것 같은데, 제가 이를 격상해서 (최씨에게는) '우리 수석께서'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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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현준 전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행정관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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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특검팀은 "당시 차세대문화인연대가 성명서를 발표한 날짜는 (조 전 장관이 정무수석으로 재직하던) 2014년 9월14일이었다"며 "정 전 비서관이 부임한 건 2014년 10월2일로, 차세대문화인연대의 다이빙벨 관련 활동 이후에 부임했는데 이를 어떻게 알겠느냐"고 반박했다.

특검 측은 "정 전 비서관은 2014년 10월3일에 작성된 강일원 전 청와대 행정관의 업무수첩에 기재된 내용에 대해 '분명히 조 전 장관이 차세대문화인연대를 지원하라 지시했다'고 진술했다"고 강조했다.

허 전 행정관은 "정 전 비서관에게 '차세대문화인연대에서 이런 일을 한다'고 보고한 사실이 있느냐"는 특검 측의 질문에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차문연을 지원하라고 한 사람이 누군지 모르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날 법정에선 허 전 행정관과 최씨가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 다수가 공개됐다.

최씨는 허 전 행정관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좌파 배만 불려주는 꼴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한다", "좌파 영화인들이 움직이고 있는데 뒤통수를 맞을 수도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독립영화 좌파들에게 퍼부어주는 짓거리를 하고 있다" 등의 주장을 적었다.

이에 대해 허 전 행정관은 "정부는 어떤 정책을 추진할 때 국정운영 철학에 맞지 않으면 '본래 취지를 이해해달라'고 의견을 준다"며 "최씨는 이 사항에 대해서도 정부가 혹시 의견이 있는지 묻고자 한 것"이라고 밝혔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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