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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12년 노력 하루만에"…허탈·우울 '수능후유증' 극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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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0일 앞둔 8일 서울 중구 중림동 종로학원 본원에서 한 수험생이 쉬는 시간을 이용해 잠을 자는 모습. /사진=이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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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여 동안 준비해 왔던 인생 첫 관문 수능이 드디어 끝났다. 긴장과 압박감에 시달려 온 수험생들은 수능이 끝나면 해방감과 함께 허탈감도 크게 느낀다. 자칫하면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수능 후유증'은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수능이 끝난 후 찾아오는 허탈감이나 우울증 등 심신의 변화를 일컫는 '수능 후유증'은 수능 성적 결과와 상관없이 나타난다. 시험을 보고나면 "모든 것이 끝났다"는 상실감과 허탈감에 빠지기 쉽다. 갑작스러운 생활리듬의 변화도 후유증의 원인 중 하나다.

일부 수험생은 쉽게 짜증을 내거나 반항적 태도, 폭력적 행동, 비행, 무단결석, 가출, 폭식, 과다 수면 등을 보이기도 한다. 또 집중력 저하나 피로감, 폭식이나 절식, 불안감, 죄책감 등의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선배 수험생들 "신나기 보단 멍했다…새로운 목표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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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학년도 대학수학능시험이 치러진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학생들이 수험생 선배들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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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도 수능을 봤던 대학생 민모씨(23)는 '수능 후유증'으로 한 달 동안 아무 의욕도 없고 '멍'한 증상을 겪었다. 민씨는 "친구들은 성형 수술을 하기도 하고 여행을 가기도 했지만 나는 별 생각도 안나고 멍했다"며 "잡생각을 버리기 위해 드라마나 애니메이션, 책을 봤는데 나름 영어공부를 하겠다며 미국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영어 원서를 찾아봤다"고 말했다.

2011년도 수능을 본 직장인 도모씨(25)도 비슷한 후유증을 겪었다. 그는 "모의고사 성적과 비슷하게 나와서 딱히 우울할 일도 없었는데 괜히 기분이 울적했다"며 "앞으로 어떤 삶을 살지 스스로 생각해보라는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책이나 영화를 보며 내 인생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 그때의 결심이 대학 생활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회상했다.

2008~2009학년도 두 번의 수능을 본 직장인 윤모씨(28)는 "재수를 결심할 당시 친구들보다 뒤쳐진다는 생각에 우울했지만 지금 와서 보면 당시의 1년은 아무것도 아니더라"며 "혹시 성적이 평소보다 낮게 나와 재수를 하게 되더라도 재도전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부모의 관찰과 대화 중요…학부모도 '수능 후유증'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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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23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엄마의 응원을 받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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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이 수능 후유증에 빠지는 걸 피하려면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학부모는 자녀의 모습을 잘 관찰하고, 자녀의 생각을 들어줄 필요가 있다. 또 자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도록 하고, 스스로 향후 계획을 세워 보도록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성적이 나쁘다고 해서 사랑받고 존중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인 것처럼 자녀가 생각하도록 하거나 책망해서는 안된다"며 "시험성적이 나쁘더라도 자녀가 있는 모습 그대로 부모에게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자녀임을 느낄 수 있도록 대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수능이 끝난 자녀를 둔 부모님도 수능 후유증을 겪는다. 그동안 열심히 뒷바라지한 자녀가 수능을 끝으로 독립성을 갖추면서 상실감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자녀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아이에게 벗어나 할 수 있는 취미 생활을 갖거나 자기계발 등이 도움이 된다.

이영민 기자 lets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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