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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단독] 강원랜드, MB때도 유력자들 청탁받아 대거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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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08년 7~8월 공채자료 입수분석

서비스·딜러 채용 200명중 절반

관료·지자체장 등 청탁자와 연결

당시 현역의원 1명도 유일하게 기명

“강원랜드 임직원과 통화도 안된 때” 해명



이명박 정권 때의 강원랜드도 적지 않은 채용 청탁으로 공채가 진행된 사실이 22일 확인됐다. 다만 2012~13년 채용비위 때와 규모 차가 커, 강원랜드가 보수정권을 거듭하며 더 조직적이고 집단적으로 곪아간 모양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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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가 최근 확보한 ‘2008년 강원랜드 채용 자료’를 보면, 강원랜드가 그해 7~8월 서비스·딜러 부문 공채(교육생 모집)를 통해 채용한 200명(각 100명씩) 가운데 100명(50%)이 내·외부 청탁자와 연결된 것으로 당시 인사팀이 분류한 사실이 드러난다.

딜러 지원자 667명 가운데 86명이 청탁 대상자였고, 이 가운데 43명이 최종 합격했다. 484명이 지원한 서비스 부문에선 청탁 대상자 103명이 숨어 있었고 이 중 57명이 입사에 성공했다. 청탁 대상자들 경쟁률은 2 대 1이 안 된 반면, 일반 응시자들은 10 대 1 가까운 경쟁률을 뚫어야 했다.

청탁자로 이름 올린 이들은 70명 안팎이다. 18대 한 의원(무소속)이 국회의원으로는 유일하게 기명되었고, 시·군 단체장 및 의원, 지역 언론사·경찰, 강원랜드 사외이사 등이 포함됐다. 중앙부처(문광부·산자부) 고위 관료와 새누리당 당협위원장(당시 한나라당)도 1명씩 청탁한 것으로 분류되어 있다.

이를 통해 지원서 일부가 누락된 응시자가 합격하기도 했다. 강원랜드는 직계 가족이 이미 직원일 경우의 응시자들을 애초 ‘자격미달’로 걸렀으나, 청탁 대상자 일부는 이 그물도 빠져나갔다.

이는 2008년 강원랜드 관계자가 ‘중요’ 파일로 분류해 보관하고 있던 자료를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해 분석한 결과다. 2006년 임명되어 2009년까지 재직한 조기송 사장 체제의 일이다.

당시 강원랜드 간부들도 청탁자에 포함된 터, 이들 뒤 ‘숨은 청탁자’들이 더 있을 순 있다. 하지만 외견상 박근혜 정부로 넘어가는 2012~13년의 강원랜드 부정채용 사건과는 비교도 못할 정도다.

2012년 말, 2013년 초 두 차례 공채로 뽑힌 518명(일반·호텔·카지노 부문) 가운데 493명(95%)이 “내·외부 인사의 지시·청탁”으로 “별도 관리된 인원”이란 게 강원랜드 내부 감사 결과였다. ‘청탁자 명단’에 오른 국회의원만도 권성동·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 등 전·현직 7명에 달했고, 이들을 포함한 전체 청탁자 수도 400명 이상으로 언급되었다.(<강원랜드 합격자 581명 중 493명 ‘빽’ 있었다>)

한편 ‘청탁자 명단’에 오른 해당 의원은 <한겨레>에 “누가 내 이름을 팔았는진 모르겠다”며 “2008년 초 이후 강원랜드와 (이어질) 어떤 계기가 없었고, 사이가 안 좋아 임직원과 통화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강원랜드는 “당시 인사팀이 해당 자료를 작성했는지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훈 의원은 “강원랜드의 조직적 채용비리가 어제오늘 일이 아닌 게 명백해졌다”며 “이번 검찰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또다시 부정채용이 고개를 들 것”이라고 말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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