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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투톱 체제 유지될까…KB증권 사령탑 인사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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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연임이 확정되고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도 허인 행장을 새 사령탑으로 맞이했다. 이제 그룹 임직원의 시선은 나머지 계열사 인사에 쏠리고 있다.

이중 KB증권은 현재의 ‘한 지붕 두 대표’ 시스템이 계속 유지될 것인지에 대해 직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까지 분위기는 단독대표 체제 전환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듯하다. 현대증권과의 합병 후 조직이 어느 정도 안정화됐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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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제공



◆ 단독대표 재편 가능성…여러 하마평 나와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금융(105560)은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윤경은·전병조 KB증권 각자대표의 후임을 정하기 위해 현재 내부적으로 논의 중에 있다. 한 그룹 관계자는 “KB증권의 자체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타 계열사와의 협업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후보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KB금융은 올해 1월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이 합쳐진 통합 KB증권을 출범시키면서 윤경은 사장과 전병조 사장을 각자대표로 선임했다. 합병 이후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달래기 위한 선택이었다. 윤 사장은 현대증권 출신, 전 사장은 KB투자증권 출신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KB금융이 각자대표 체제를 종료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주에선 KB증권이 1년간 빠른 속도로 시장에 안착했고, 내부 직원간 화학적 결합도 잘 이뤄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KB증권 대표를 포함한 계열사 사장 인사를 12월 안에 모두 마무리할 예정이다.

단독대표 후보로는 현 사령탑인 윤 사장과 전 사장이 우선 거론된다. 두 사람은 각각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 부문과 투자금융(IB) 부문을 맡아 올해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KB증권은 2017년 1~3분기 매출액 4조3384억원, 영업이익 2482억원, 순이익 132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31.50%, 영업이익은 265.87%, 순이익은 83.05%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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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윤경은(왼쪽)·전병조 KB증권 각자대표가 포옹하고 있다. / KB증권 제공



또 다른 내부 후보로는 김성현 IB총괄본부장(부사장)과 공현무 법인영업부문장(부사장) 등이 하마평에 종종 오르고 있다.

후임 대표를 증권 내부가 아닌 지주에서 선임할 가능성도 있다. KB금융은 올해 초 통합 KB증권 출범 당시 국민은행 등 관계사와의 긴밀한 협업 관계를 구축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다.

그룹 임원 중에서는 전귀상 기업투자금융(CIB) 총괄 부사장이 언급된다. KB증권이 올 한해 전국 30만 중소기업 고객사를 상대로 한 CIB 사업에 집중해왔는데, 이 분야 전문가인 전 부사장이 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진두지휘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KB금융에서 전략기획부장, 경영관리부장 등을 거친 이동철 전략총괄 부사장과 자산관리(WM)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박정림 부사장도 KB증권의 유력한 차기 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지주의 한 관계자는 “계열사간 시너지 극대화에 방점을 두고 적임자를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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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KB증권 사옥의 모습 / KB증권 제공




◆ 직원간 ‘보이지 않는 갈등’은 남겨진 과제

차기 KB증권 대표직에 누가 오르든지 간에 피할 수 없는 이슈가 있다. 물리적 결합으로 한 식구가 된 직원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다. KB증권 노사는 올 한해 임금시스템과 서열 문제 등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예컨대 현재 현대증권 출신(차장급 기준) 직원의 연봉이 KB투자증권 출신 직원보다 평균 1000만원 정도 높다. 그런데 진급은 KB투자증권 출신이 4년가량 빨리 한다. 또 리테일 부문 직원이 성과를 냈을 때 회사와 수익을 공유하는 기준도 출신 증권사에 따라 다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같은 영업점에서 비슷한 수준의 성과를 내고도 받아가는 돈봉투의 두께는 서로 다른 문제점이 종종 발생했다. 자신보다 연차가 낮은 상사와 일하면서 갈등이 심화되는 일도 생겼다.

임금시스템 개선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근로기준법부터 당사자간 합의까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자칫 갈등이 증폭될 수 있는 문제인 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라며 말을 아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임금·복지 등을 둘러싼 직원간 갈등은 인수합병(M&A)을 거쳐 탄생한 증권사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이라며 “내년 초 KB증권 사장이 될 누군가도 노조와의 충돌에 잘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준범 기자(bbeo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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