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기금운용본부장 영입 검토… 600조 넘는 기금 투자 전문성 높여”
靑고위인사가 직접 접촉 나서… 일각 “단기수익률 집착할 우려”
청와대, 여권의 복수 관계자는 “국민연금 기금 운용의 전문성, 공정성을 글로벌 스탠더드 에 맞추기 위해 미 금융가 경험이 풍부한 인사를 기금운용본부장에 임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입 작업에는 미국 경제계 인사들과 교분이 깊은 청와대 고위 인사가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금운용본부장은 국민연금 기금의 투자 및 운용을 총괄하는 자리다. 국민연금 이사장이 복수 추천하면 보건복지부 장관이 임명하게 돼 있지만 막대한 기금을 다루는 성격 탓에 그동안 청와대의 의중이 강하게 실린 인사가 이뤄져 왔다.
국민연금 기금(9월 현재 612조 원)은 2043년까지 2500조 원까지 늘어나고 해외투자 비율(지난해 27%)도 2020년에는 40%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기금 규모에 비해 기금운용본부는 금융 기법 등 관련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또 국내 금융인 출신 기금운용본부장과 대기업의 유착을 깨기 위해서도 해외파 본부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 등 기금 운용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조치가 무산된 상황에서, 그나마 해외파를 영입하는 게 전문성과 공정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내에서도 월스트리트 출신 기금운용본부장에 대한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다. 국민연금 투자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하는 시점에 단기 수익률에 집중할 가능성이 큰 해외 인사를 영입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여권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당시 임명됐던 국내 금융인들보다 더 친시장주의자를 데려오는 게 과연 바람직한가”라고 지적했다.
보수 등 현실적 요인 탓에 영입이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본부장의 연봉이 약 2억 원 수준인데, 적게는 5억 원에서 10억 원 넘게 받는 월스트리트의 A급 금융인들이 오려고 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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