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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사우디 빈살만 訪日 하루전 취소… 2022년 이어 2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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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세 사우디 국왕 폐렴 진단에 연기

방일 공들였던 日정부 내심 당황

동아일보

20일 일본을 방문하려던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사진)가 전날 밤 갑작스레 방일 취소를 통보했다. 강력한 권력과 막대한 자금줄을 쥔 ‘미스터 에브리싱’ 무함마드 왕세자가 2022년 11월에 이어 두 번째로 방일을 취소하면서 배경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20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19일 밤에 사우디로부터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무함마드 왕세자의 일본 방문을 연기할 수밖에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양국이 다시 (무함마드 왕세자의) 방문 일정을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국영 SPA통신은 이와 관련해 “올해 88세인 국왕이 왕실 전용 병원에서 폐렴 진단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번 방문 동안 21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회담을 한 뒤 2일에는 나루히토(德仁) 일왕도 만날 예정이었다. 무함마드 왕세자와 기시다 총리는 양국의 산업·금융 포괄적 협력을 확인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국부펀드와 일본 금융사 간의 양해각서(MOU) 체결도 준비했으나 미뤄지게 됐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한국을 찾았던 2022년 11월에도 일본 방문을 추진했다가 취소한 적이 있다. 그는 과거 신혼여행지로 일본을 선택하고 현지 게임회사를 인수할 정도로 일본 문화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지만 두 차례나 일본 방문을 돌연 취소하며 ‘일본 홀대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무함마드 왕세자 방일에 공을 들여왔던 일본 정부는 내심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자국 소비 원유의 40%를 사우디에서 수입하는 일본은 이번 방일을 통해 양국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자 했지만 다시 기약 없는 상황이 됐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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