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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미수습자 5명 가슴에 묻고…가족들, 세월호 곁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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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참사 이후 3년 7개월… 세월호의 미수습자 가족들이 결국 목포신항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낡고 삭은 세월호 만큼이나 몸과 마음이 성한 곳 없는 가족들은 내일모레(18일) 위령제를 마지막으로 세월호 곁을 떠나기로 한 것입니다. 기다렸던 5명의 미수습자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고 수색 작업은 앞으로도 이어지겠지만 미수습자 가족들의 마음은 안타까움과 허허로움이 교차하는 것 같습니다.

목포신항에서 미수습자 가족과 8개월 동안 함께한 이상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남경원/미수습자 남현철 군 아버지 : 아직도 저희는요. 지금도 꿈 같아요.]

[박정순/미수습자 박영인 군 아버지 : 솔직히 자식을 포기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어요.]

[권오복/미수습자 권재근 씨·혁규 군 가족 : 미수습자라는 이 타이틀, 얼른 지워버리고 싶은데…]

현철이와 영인이 아버지는 오랜만에 진도 팽목항을 다시 찾았습니다.

그동안 전하지 못했던 말, 어디선가 듣고 있을 아이에게 말합니다.

[남경원/미수습자 남현철 군 아버지 : 못해줘서 미안하고 이렇게 보내줘서 미안하고…]

[박정순/ 미수습자 박영인 군 아버지 : 찾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영원히 잊지 못할 거라고…]

한참 동안 먼 바다를 바라보지만 바다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습니다.

양승진 선생님 부인은 오늘도 희생자 유류품 보관소를 향합니다.

남편 유해 대신 가방이나 신발이라도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유백형/미수습자 양승진 교사 부인 : 가입관할 때 당신이 신고 간 신발이나 유류품 찾으면 거기다 함께 넣어 주려고…]

교육자로서 자부심을 갖고 늘 간직하던 공무원증은 이제 남편을 기억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물건이 됐습니다.

그리고 2017년 11월 16일, 세월호 미수습자 수색 8개월째.

[미수습자 가족 : 남현철 학생, 박영인 학생, 양승진 선생님, 권재근님, 권혁규님 이 다섯 사람을 영원히 잊지 말아주십시오.]

가족들은 목포신항을 떠납니다.

그토록 돌아오길 바랐지만 참사 희생자 304명 중 5명은 '미수습자'가 됐습니다.

[권오복/미수습자 권재근 씨·혁규 군 가족 : 세월이 가면 다 잊혀져요. 온 국민이 다 좋아하는 건 아니니까, 이 세월호를. 세월이 가면 다 잊혀지겠죠.]

[앵커]

이로써 참사 3년 7개월 만에 가족들은 세월호 곁을 떠납니다.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세월호는 한국 사회를 부끄러움과 미안함, 참담함으로 관통해왔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그러한 감정을 느낀 모든 이들을 연대하게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연대야말로 한국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낸 원동력이기도 했습니다.

기타를 잘 치고 음악을 좋아했던 남현철군, 운동을 잘해 체대 진학이 꿈이었던 박영인군, 자신의 구명조끼를 벗어 학생들에게 주고 다시 배 안으로 들어갔던 양승진 선생님, 그리고 감귤 농사를 지으러 제주도로 이사를 가던 권재근 씨와 당시 불과 일곱살이던 아들 권혁규군.

이들 다섯 사람의 미수습자들이 언젠가는 꼭 가족들에게 돌아와서 그 가족분들이 끝내는 위로받기를 기원해드립니다.

+++

오늘 앵커브리핑은 따로 진행하지 않겠습니다.

시간을 아끼는 이유는 또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오늘 저희들이 단독으로 보도해드린 최경환 의원의 국정원 특활비 수수의 혹과 다스와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관련 의혹을 2부에서도 집중보도해드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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