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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야당] 초유의 '수능시험 연기'…수험생·학부모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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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포항 지진으로 오늘(16일)로 예정됐던 수능 시험이 23일로 1주일 연기됐습니다. 가장 당혹스러운 건 아무래도 시험을 준비했던 수험생일 겁니다. 당초 일정대로였다면, 지금쯤 시험을 막 마칠 시간이죠. 하지만 1주일 뒤로 시험이 연기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하루종일 혼란을 겪어야 했습니다. 정 반장 발제에서 수능 연기가 불러온 후폭풍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박수현/청와대 대변인 (어제) : 문 대통령은 교육부와 행정안전부의 책임 있는 당국자가 포항지역 현장에 직접 내려가 수능시험 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것과 국토교통부에 만반의 대비태세를 지시하였습니다.]

그야말로 전격적인 연기 결정이었습니다. 어제 오후 6시 30분,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할 때만 해도, 문재인 대통령은 수능을 예정대로 치르는 것을 전제로 대책 마련을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포항 현장에 내려간 김부겸 행안부 장관이 "상황이 심각하다"며 김상곤 교육부총리와 협의를 했고, 김 부총리의 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이 곧바로 시험을 1주일 연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보고 체계에 따라서, 약 2시간 만에 신속하게 이뤄진 결정이었습니다.

[김상곤/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어제) : 우리 부는 학생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과, 시험 시행의 공정성 및 형평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2018학년도 수능시험을 일주일 연기한 11월 23일에 시행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조치였습니다. 포항 지역 시험장 14곳 가운데 6곳에서 심각한 균열이 발생했고, 또 일부 수험생들은 지진 때문에 집에 돌아가지도 못한 채 임시 숙소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수능 시험이 연기된 건 수능 체제가 도입된 1994년 이후 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59만 수험생들은 그야말로 '패닉'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지진 피해 지역 학생들은 "다행스러운 결정"이라는 반응이었습니다. 특히 당초 시험날이었던 오늘까지도 여진이 이어졌기 때문에, 불안한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습니다.

[양민성/포항 한동글로벌학교 3학년 (정치부회의와 통화) : (수능 연기돼서) 저희 입장에서는 다행이었죠, 되게. 왜냐하면 지금 아까도 지진 난 것 같던데요, (오늘 오전) 9시 2분쯤에. 그때 원래대로면 저희 지금 국어 치고 있어야 되잖아요. 아마 제정신으로 못 쳤을 거 같아요. 포항 사는 입장에서는 다행인 것 같아요. 일주일 더 하는 거는 괜찮을 거 같아요.]

그러나 다른 지역 수험생들 사이에선 "포항을 생각하면 수능 연기가 맞지만, 시험을 준비해온 리듬이 깨졌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김상연/수원 영덕고등학교 3학년 (정치부회의와 통화) : 혼란스럽죠. 오늘 봐야 되는데 또 일주일 미뤄지니까 맞춰 온 그 생체리듬이 있을 거 아니에요. 그게 갑자기 깨지니까. 좀 그렇죠. 좀 아쉽고… 그래서 지금 마음이 뭐라 해야 하지? 잘 모르겠어요. 좀 혼란스럽기도 하고…]

실제로 대다수 수험생들은 "시험 연기를 이해는 한다"면서도 일정이 뒤틀리면서 혼돈에 빠진 모습이었습니다. 이렇게 문제집을 버렸다가 부랴부랴 다시 찾아오는가 하면, 학원가에서는 수능 연장 결정 이후 발 빠르게 긴급 대책을 내놨습니다.

[신승범/이투스 교육대입사업부문 사장 (어제) : 수능이 연기되는 정말 초유의 사태가 발생을 했습니다. 마치 아무것도 할 것이 없어진 것처럼 오락을 하고 있거나 드라마를 보고 있거나 이런 현상들이 나타나서는 절대로 안 될 것이며, 지금 이 시기에 마음을 다잡는 사람이, 지금 이 시기에 한 글자라도 더 보는 사람이, 한 문제라도 더 푸는 사람이 결국 일주일 후에 여러분들 수능을 갖다가 더 잘 볼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곳곳에서 안타까운 사연도 속출했습니다. 수능 시험을 보기 위해 휴가를 낸 군인들, 이렇게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요. 특히 '섬마을 수험생'들은 배를 타고 나왔다가 다시 돌아가야 하는 난처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박슬아/전남 진도군 조도고등학교 3학년 (정치부회의와 통화) : 어제 배 타고 나와서 시험장 주변도 보고 준비를 했었죠. 첫배를 타고 나가더라도 예비소집을 들어갈 시간대가 안 되기 때문에 전날 나가서 미리 준비를 하는 편이에요. (수능이 미뤄져서) 처음에는 황당하긴 했는데 일단 다 필요하니까 (수능 연장) 결정을 했을 거니까 그냥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편이에요.]

수능 시험이 연장되면서 가장 걱정이 되는 건 아무래도 시험지 보안 문제입니다. 실제로 1992년에는 시험지가 유출되면서 학력고사가 미뤄진 일이 있었죠.

일단 출제 위원 700여 명은 꼼짝없이 1주일 더 숙소에 갇히게 됐습니다. 경찰은 전국 85개 보관소에 경찰관 4명씩을 2교대로 배치하고, 교육청 관계자와 합동으로 경비를 담당하기로 했습니다. 수능 당일과 같은 수준의 대비 태세가 1주일간 더 유지되는 셈입니다.

[이낙연/국무총리 :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염려해 마지않는 시험지 보관 문제, 이건 100% 완벽해야 됩니다. 그리고 대통령께서도 강조하신 수험생들의 상처나 동요가 없게 하는 일 이런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지진 때문에 수능이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오면서, 대입전형 일정도 혼란이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교육부는 모든 일정을 1주일씩 순연하기로 했습니다.

[박춘란/교육부 차관 : 금주 주말부터 시행 예정이었던 대학별 논술·면접 등 수시모집 일정을 일주일씩 연기하고, 수능시험 이후 이의신청·정답확정 등 일정 또한 일주일씩 순연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오늘 기사 제목은 < 초유의 수능 연기…수험생 대혼란 > 입니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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