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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저비용' 제주항공… 제주도민 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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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LCC) 국내 1위인 제주항공이 요금 인상을 놓고 제주도와 법정 다툼까지 벌이면서 'LCC 요금의 적정성'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광주고법은 이달 초 제주도가 제주항공을 상대로 낸 항공 요금 인상 금지 가처분 사건 2심에서 제주항공의 손을 들어준 1심을 파기하고 제주도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1심은 "제주항공이 요금을 올릴 수 있다"고 했는데, 2심은 "올리면 안 된다"고 한 것이다. 제주항공은 대법원에 재항고할 예정이지만, 일단 2심 판결에 따라 요금을 원래대로 되돌렸다.

◇제주도 "제주항공 요금 너무 비싸"

싸움의 시작은 제주항공이 지난 2월 제주도에 "제주와 김포·청주·부산·대구를 잇는 국내선 4개 노선에 대한 공시 운임을 최고 11.1% 올리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공시 운임은 항공사가 받을 수 있는 최대 운임이다. 제주도는 요금 인상에 반발해 인상 금지 가처분 소송을 걸었다. "(제주항공이) 항공 요금을 변경할 땐 사전에 제주도와 협의해야 한다"는 협약을 근거로 내세웠다. 2005년 제주항공 출범 당시 제주도가 50억원을 출자하면서 맺은 협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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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은 '제주도와 반드시 합의를 해야 하는 건 아니므로 요금을 올릴 수 있다'고, 2심은 '협의가 결렬될 때도 일방적으로 요금을 올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2012년 10월에도 운임을 올리려다가 제주도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당시 법원은 '제주도민에 대해선 기존 요금을 적용하라'는 화해 권고 결정을 내렸다.

제주도에선 그동안 '제주항공의 요금이 지나치게 비싸졌다'는 불만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제주 서귀포)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국내선 요금은 2010년에 비해 주중은 19.9%, 주말은 22.8%, 성수기는 24%가 올랐다. 위성곤 의원실 측은 "갓 출범한 2006년엔 저비용항공사의 성수기 요금이 대형 항공사의 70%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90% 선까지 올라왔다"고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섬 교통은 항공편에 전적으로 의지하는데, 항공 요금이 올라가면 도민 부담도 늘고 관광객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과점 체제에서 항공 운임이 계속 올라가자 제주도가 주도해 세운 저비용항공사다. 제주도는 당시 항공사업의 파트너로 애경그룹을 선정했다. 애경 창업주인 고(故) 채몽인 회장이 제주 출신 인사라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채몽인 회장은 채형석 현 애경 총괄 부회장의 부친이다.

◇"무늬만 저비용이냐"는 논란 이어져

LCC 요금 적정성은 제주항공만의 문제는 아니다. LCC 업계는 지난 1월 국내선 항공료를 3~5%가량 일제히 올렸다. 그러나 가장 늦게 출발한 에어서울을 제외하고 업체들이 모두 10% 내외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과도한 요금 인상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제주항공도 2015년 514억원, 2016년 58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7.9%였던 영업이익률은 올해 3분기 15%까지 치솟았다. "항공사들이 과점 시장을 이용해 막대한 이익을 남기면서 요금을 인상하고 있다"며 항공 요금에 대해 규제를 하는 항공사업법안 개정안이 지난 8월 국회에서 발의되기도 했다. LCC 업계는 "그동안 물가도 상승했고, 경쟁도 심해지는 등 관련 비용이 올라가 요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국내 LCC 모델이 외국 LCC와는 다르다는 점도 한 원인이다.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 아일랜드의 라이언에어 등 외국 LCC는 말 그대로 서비스를 최소화해 운임을 최대한 낮춘다. 그러나 국내 LCC는 기내 서비스를 완전히 없애지 않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외국 LCC 모델은 서비스를 중요시하는 한국 정서에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국내 LCC는 엄밀히 말하자면 풀 서비스 항공사(FSC)와 LCC의 중간 모델"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 측은 "공시 운임이 올라간 것은 사실이지만, 주로 할인 판매하기 때문에 가장 비싼 공시 운임으로 타는 승객은 별로 없다"며 "지난해 평균 국내선 실질 요금은 대한항공 등 기존 항공사의 2001년 수준"이라고 밝혔다.

곽래건 기자(r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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