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1 (화)

'적과의 동침'…인텔, 10나노 기술로 ARM 기반 모바일칩 만든다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인텔과 ARM이 연내 양산을 목표로 10나노 기반의 모바일 프로세서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인텔개발자포럼(IDF)에서 두 회사의 이례적 파트너십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이후 첫 성과물을 내놓는 셈이다. 애플, 퀄컴 등이 만드는 ARM 기반의 모바일 프로세서 위탁생산(파운드리)을 놓고 경쟁을 벌여온 삼성전자, TSMC는 인텔이라는 강력한 경쟁자에 긴장하는 모양새다. 인텔은 지난 2013년경부터 파운드리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10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RM 테크 콘퍼런스(Tech Con)에서 인텔은 두 회사의 협력이 연내 구체적인 성과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최첨단 공정인 10나노 기반의 모바일 프로세서, 22나노 핀펫(Fin-Fet) 공정을 활용한 중저가형 모바일 프로세서가 그 주인공이다.

조선비즈

인텔의 파운드리 생산라인 전경./ 인텔 제공



우선 두 회사가 개발 중인 10나노 공정 기반의 3.5GHz 모바일 프로세서는 칩 하나에 1억개의 트랜지스터를 수용하고 있다. 비슷한 조건에서 삼성전자가 5160만개, TSMC는 4800만개의 트랜지스터를 수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텔의 경쟁력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ARM 기반 칩의 최대 강점인 전력효율성 또한 메가헤르즈(Mhz) 당 0.25밀리와트(mW) 수준으로, 업계 최고 수준을 나타낸다.

앞서 인텔은 지난해 8일 대표적인 테크 컨퍼런스인 IDF에서 파운드리 분야에서 ARM과 협력하겠다고 발표해 전 세계 IT 업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x86 아키텍처 기반의 프로세서로 세계 PC, 서버 시장을 지배해온 인텔이 경쟁 관계인 ARM의 아키텍처를 사용한다는 것이 이례적인 결정으로 비춰졌다. 모바일 프로세서 생태계의 90% 이상을 장악하는 ARM 때문에 인텔은 모바일 칩 시장에 진입하는 데 사실상 실패했다.

인텔이 경쟁자인 ARM의 디자인으로 첨단 모바일칩을 생산하는 배경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가장 지배적인 분석은 인텔이 PC, 서버 이외에 새로운 수익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텔이 모바일 분야 최대 고객사인 애플, 퀄컴 등의 모바일 프로세서를 생산하는 유력한 파운드리 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ARM의 지적재산권(IP)이 반드시 필요하다.

인텔과 ARM의 파트너십이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파운드리 업계에서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파운드리 시장의 절반 가량을 장악하고 있는 TSMC와 미세공정 기술력 측면에서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가 애플, 퀄컴, 엔비디아 등을 비롯한 대형 고객사들의 반도체를 위탁생산해왔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형 IT 기업들이 내부에 자체 반도체 생산을 위한 반도체 사업부를 별도로 두는 것이 관행이었지만 최근 IT업계 흐름이 점점 고도화된 성능의 반도체가 필요하게 되고 또 사업 투자에 상당한 돈이 들어가면서 칩을 외주하는 파운드리 모델로 가고 있다"며 "시장의 성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인텔 역시 강력한 의지를 갖고 해당 사업을 육성할 것"으로 분석했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