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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시진핑 1인 시대…‘마오쩌둥 버금가는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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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사상 당장 삽입되며 교과과정에도 수록

당내 ‘총사령관’·‘조타수’ 호칭도…마오 이후 처음

이데일리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자신의 이름을 담은 사상을 당장(黨章·당헌)에 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본격적으로 1인 지배 체제를 공고히 하며 절대권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중국 공산당은 2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폐막식을 치렀다. 이 자리에서 중국 공산당은 시 주석의 통치이념인 ‘치국이정(治國理政)’을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이란 명칭으로 중국 공산당 당장에 올렸다.

앞으로 공산당 당장에는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3개 대표론, 과학발전관에 이어 ‘시진핑 사상’이 당의 지도 사상으로 실린다. 공산당이 이념을 명기할 때 그 급에 따라 주의 - 사상 - 이론- 관(觀) 순으로 표시한다. 이를 미뤄 봤을 때 시 주석은 덩샤오핑을 제치고 마오쩌둥급의 지도자로 격상된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는 한동안 시 주석을 마오쩌둥급으로 격상하기 위한 선전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천바오성(陳寶生) 중국 교육부장은 지난 22일 시진핑 사상인 ‘새 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이 중국 전역의 교과서에 실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당의 지도사상을 교과서에 실어 교육하고 있다. 시 주석의 사상이 당장에 오른 만큼, 교과서 개편도 불가피하다는 게 천 부장의 설명이다.

그는 “학생들의 연령에 맞는 다양한 교재를 개발해 학생들에게 교육할 계획”이라며 “신시대 사회주의 사상은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정치사상 교육의 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중국 공산당들의 충성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당 대회 기간 내내 시 주석을 치켜세우는 공산당 간부들의 모습이 수차례 목격되기도 했다. 지난 18일 개막식 이후 시 주석에게 ‘영수’(領袖)라는 호칭을 쓴 경우는 15번에 달한다. 우두머리란 뜻의 영수는 과거 마오쩌둥을 수식하기 위한 전용 단어로 사용돼 왔다.

마오쩌둥에게 붙던 ‘총사령관’ 칭호도 당 대회에서 6번이나 시 주석에게 쓰였다. ‘조타수’나 ‘국가의 키를 잡는’이라는 용어는 7번 쓰였다. 베이징의 정치평론가 우창(吳强)은 “영수라는 호칭은 개인숭배와 절대적인 권위를 상징한다”며 “시진핑 집권 2기에 당 선전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문화대혁명의 비극이 개인숭배에서 싹텄다고 판단하고 당 내에서도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했고 당 주석직도 폐지했다. 그러나 최근 시 주석의 1인 체제가 힘을 얻으며 개인숭배의 징조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5년간 시 주석이 반(反) 부패를 강조하며 정치적 라이벌을 제거한데다 중국의 대내외적 성장세도 가팔랐기 때문이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시 주석이 이번 당 대회를 통해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의 자리에 올랐다고 봐야 한다”며 “한동안 개인 치적을 내세우며 1인 체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숙적 제거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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