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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제주 수돗물 줄줄 샌다…"연간 삼다수 생산량의 70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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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6천300만t·600억원 낭비, 지방채 발행해서라도 해결해야"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서울시의 17배나 되는 제주의 상수도 누수율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주도의회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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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열된 상수도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23일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를 대상으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연간 삼다수의 70배나 되는 6천300만t이 땅속으로 사라진다"며 지방채를 발행해서라도 반복되는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연호 의원은 "제주지역 상수도 누수율이 전국적으로 제일 높다. 높아도 웬만큼 높은 게 아니"라며 "서울시 2.4%와 비교할 때 제주는 17배 이상 많은 41.7%"라고 지적했다.

누수율은 전체 수돗물 생산량 중에서 요금으로 징수되는 수량(유수수량)을 제외하고 땅 속으로 버려지는 수돗물 비율을 의미한다.

2015년 환경부 상수도 통계자료를 보면 2015년 제주의 유수율은 44.5%, 누수율은 41.7%다. 전국 평균 유수율은 84.3%, 평균 누수율 10.9%다.

강 의원은 "수돗물 생산단가 1t당 926원을 기준으로 누수율과 누수량을 통해 버려지는 비용을 보면, 연간 600억원 가까이가 땅속으로 스며든다는 결론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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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하는 고정식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정식 의원도 "제주 삼다수가 연간 90만t을 생산해서 올해 매출액 목표가 2천200억∼2천300억원 수준이다. 반면, 지하수를 뽑아 생산한 수돗물이 1년간 사라지는 양은 삼다수 생산량의 70배인 6천300만t이다.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제주도가 상수도 유수율 제고사업을 통해 2025년까지 유수율을 83%까지 높일 계획을 세웠지만, 이는 2015년 전국 평균 유수율(84.3%) 보다도 낮다"며 다른 지역보다도 10년이 뒤처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해당 사업의 예산 3천934억원을 어떻게 감당할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성태 행정부지사는 "그동안 (상수도 유수율 제고사업을 위한) 국비 확보를 못했었지만 내년에는 환경부와 기획재정부와 협의해서 국비 90억원을 확보하고 지방비 90억원을 포함해 총 18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며 유수율을 높이기 위한 단계적인 사업 추진 계획을 밝혔다.

고 의원은 "국비와 지방비를 받아서 사업을 추진하다가는 앞으로 10년이 넘게 걸린다. 그동안 노후화돼 터지는 상수도관이 생길 텐데 국비 타령만 해서는 안된다"며 "지하수를 지키는 차원에서 지방채를 발행해서라도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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