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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김명수 대법원장, 대법관 교체 착수…'진보우위'로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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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내년 1월 퇴임 김용덕·박보영 대법관 후임 인선 개시…내년 중 대법관 6명 교체]

머니투데이

김명수 대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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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이 대법관 교체 작업에 착수했다. 내년 1월 김용덕·박보영 대법관을 시작으로 내년에만 6명의 대법관이 교체된다. 모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들로, 중도 또는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앞으로 진보 성향의 김 대법원장이 대법관 제청권을 행사하게 됨에 따라 그동안 보수 우위였던 대법관 구성이 진보 우위로 재편될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오는 26일까지 김·박 대법관의 후임 후보자를 법원 안팎에서 추천받을 예정이다. 대법관 제청대상자는 20년 이상의 법조 경력을 가진 자로서 45세 이상이어야 한다. 개인이나 법인, 단체 등 누구나 법원행정처장을 통해 비공개 서면으로 천거할 수 있다.

천거가 완료되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대법관 적격 여부를 심사한 뒤 대법원장에게 3배수 이상의 대법관 후보자를 추천하게 된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선임대법관, 법원행정처장, 법무부 장관, 대한변호사협회장, 한국법학교수회장,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과 대법관이 아닌 법관 1명, 각계 전문가 6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된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위원회가 추천한 후보 가운데 2명을 골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문 대통령이 후보를 지명하면 국회 동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법원조직법 제41조에 따르면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다.

김·박 대법관에 이어 내년 8월에는 고영한·김창석·김신 대법관, 11월에는 김소영 대법관이 차례로 퇴임한다. 모두 이명박정부에서 임명된 대법관들이다. 2020∼2021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조희대·권순일·박상옥·이기택 대법관이 임기를 마친다. 김재형 대법관만 제외하고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에서 임명된 대법관들이 모두 문 대통령의 임기 중 교체되는 셈이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달 26일 취임사에서 "대법원 판결에 사회의 다양한 가치가 투영될 수 있도록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서울대·50대·남성 법관'(서오남)이란 공식이 있을 정도로 획일적이었던 대법관 구성의 다양성을 높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여성과 40대, 비(非)법관 출신 대법관의 비중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관측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보수 우위였던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구성도 진보 우위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파급력이 큰 사건들을 다루는 사법부 최고의결기관이다.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법원행정처장 제외) 등 총 13명으로 구성되며 대법원장이 재판장을 맡는다.

김 대법원장을 중심으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진보 색채가 짙어질 경우 △통상임금 △업무상 재해 △양심적 병역거부 △동성혼 등 사회적 관심 현안들에 대해 기존 대법원 판례와는 다른 전향적인 판결들이 내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 대법원장은 과거 근무복의 냄새 때문에 대중교통 대신 오토바이로 출근하다가 사고를 당한 환경미화원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법외노조 통보처분에 대한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낸 신청을 받아들이는 등 전향적인 판단을 내린 바 있다.

법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김 대법원장의 과거 판결 등을 볼 때 대법원이 기존 판례와 달리 헌법과 법률을 유연하게 해석하는 사법적극주의적 태도를 취하면서 일부 사건에 대해선 전향적인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ppark14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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