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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철원 총기사고는 사격장 관리자 책임"…군인권센터 '은폐의혹'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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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책임자는 인솔자 아닌 사격장 관리책임자"

사고 사격장에 출입금지 안내 표지판도 없어

센터 "관리책임자 수사 없어…꼬리자르기 의혹"

이데일리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사격장 근처를 지나다 총탄에 맞아 숨진 철원 육군 6사단 이 모 상병의 사망은 수 년 간 사격장을 관리하지 않은 책임자 잘못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군인권센터(소장 임태훈)는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한열 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기사망 원인은 사격장 출입금지 안내표지판조차 세우지 않은 관리책임자에게 있다”며 “사망자 일행을 인솔한 소대장과 부소대장, 사격통제관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사격장 관리를 책임지는 이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발언자로 나선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장관이 직접 수사를 지시한 만큼 군에서도 신경을 썼을 텐데 진짜 책임자는 책임을 면했다”며 “군의 수사와 사법기능이 민간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난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사고가 벌어진 사격장은 2000년에 세워진 곳으로 반기에 1회 이상 안전 평가를 해야한다. 그러나 센터가 받은 제보에 따르면 사단장·참모장·교훈참모는 사건이 발생한 훈련에 대해 안전성 평가를 시행하지 않았으며 철조망이나 출입금지·사격안내 표지판 등의 장치 조차 설치돼 있지 않았다.

센터는 “현재 국방부 조사본부는 사망자 일행을 인솔한 사람들의 개인과실로 책임을 돌리려 한다”며 “주된 처벌 대상이 돼야 할 사람은 수 년 간 사격장을 관리하지 않은 윤모 77포병대대장(중령)·우모 77포병대대 사격장관리관(상사)·배모 6사단 교육훈련참모(중령)·김모 교육훈련처 훈련장관리관(상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센터는 이어 “국방부가 사격장 관리 책임자들에 대한 조사를 전혀 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군이 관리책임자에 대한 수사를 하지 않는다면 이르면 다음주 중 이들을 국방부에 고발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6일 육군 6사단 소속 병사 1명이 진지 공사를 마치고 부대를 복귀하던 중 사격장에서 날아온 총탄에 머리를 맞아 숨졌다. 이에 육군은 튕겨 나온 ‘도비탄’에 의한 사고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방부 조사본부가 이달 9일 숨진 병사의 두개골에서 나온 총알 파편 4조각을 분석한 결과 총알이 머리에 맞아 조각난 것으로 보인다며 ‘도비탄’이 아닌 ‘유탄’에 직접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특별수사팀은 미흡한 사격장 주변 통제와 인솔 책임 등을 물어 소대장급 간부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사령부 책임자와 지휘관 등 16명을 징계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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