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이영학 아내 유서, 프린터 출력본…작성자 알수 없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학생 딸 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영학(35)의 아내 최모(32)씨의 유서로 알려진 문서가 프린터 출력본이어서 작성자를 알 수 없다는 경찰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영학이 아내가 사망한 이후 컴퓨터로 타이핑된 것을 프린터해 제출했다”며 “제출은 이영학이 했고 누가 작성했는지는 모른다”고 밝혔다.

최씨는 지난달 5일 서울 중랑구 자택 5층 건물 창문으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A4용지 4장 분량으로 '초등학교 시절 동급생, 양아버지, 이웃 등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 유서가 최씨가 작성한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조선일보

여중생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영학이 조사를 받기 위해 15일 오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검찰청에 들어서고 있다./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또 “실물 자필 종이는 안 나왔다”며 “내용상으로 볼때 최씨가 쓴 것처럼 돼 있기 때문에 유서라고 하는데, 남편이 제출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서) 작성 시점도 모르고 어디서 작업했는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최씨가 정말 자살을 한 것이 맞는지, 자살을 했다면 그 이유가 정말 문서에 적힌 것이 맞는지 등이 앞으로 규명 대상이 될 전망이다. 경찰은 이영학이 아내의 자살에 원인을 제공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최씨의 머리 부위에서 투신과 무관한 상처가 발견됨에 따라 이영학이 아내를 폭행해 자살에 이르게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최씨는 지난달 1일 이영학의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강원 영월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숨지기 전날인 9월 5일에도 추가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

한편 이영학은 13일 검찰 조사 후 취재진에게 “제 아내는 저를 사랑하는 것을 증명하려고 자살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상혁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