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어금니 아빠' 초동대처 미흡 논란…경찰, 본격 내부감찰 착수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골든타임' 놓치고 李씨 집 수색도 미온적

경찰 "관련 자료 검토 마쳐…전반적 조사 할 것"

뉴스1

13일 오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길우근 형사과장이 '어금니 아빠' 이영학에 대한 수사결과 브리핑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2017.10.1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여중생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의 사건과 관련, 경찰이 초동대처 미흡 등 부실수사 논란에 대한 내부 감찰에 본격 착수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초동대처 미흡 논란에 대해 본격 감찰에 착수했다"며 "관련한 자료는 모두 검토를 한 상태"라고 15일 밝혔다.

경찰이 내부 감찰에 나서는 이유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부실수사 논란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이 발표한 수사 결과를 종합하면 우선 경찰은 피해 여중생인 A양(14) 실종을 단순 가출 신고라고 판단, 소중한 '골든타임'을 놓쳤다. A양의 부모는 지난달 30일 오후 11시20분쯤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고, A양은 10월1일 오후 12시30분쯤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 실종신고에서부터 살해 시점까지 13시간이 있었지만 경찰의 안이한 대처에 A양을 살릴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경찰은 A양과 이영학의 딸 이양이 만났다는 사실도 살해 추정시간 이후 9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A양 어머니를 통해서 알게됐다. 그러나 그 시간에 이미 이영학은 A양을 살해한 뒤 딸과 함께 영월 소재 야산에 A양의 시신을 유기하고 있었다.

아울러 경찰은 실종신고가 이뤄진 지 하루를 넘기고 11시간이 추가로 지나서야 A양의 부모와 함께 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과정에서 경찰이 아닌 A양의 부모가 A양의 행적을 쫓아 CCTV 등을 확인하고 이영학의 집을 알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중랑경찰서 관계자는 "당시 A양의 부모와 경찰이 하루 종일 동행했다"며 "A양 부모와 함께 이영학의 집 주변에 있는 CCTV를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경찰은 실종수색 이틀째인 지난 2일에야 이영학의 집에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이영학의 집 내부수색을 위한 '사다리차'도 A양의 부모가 직접 부른 것으로 드러났다. 사다리차가 오고 나서도 집 내부 수색 영장이 없다며 주저하는 경찰에 A양의 부모가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사정해 수색이 이뤄질 수 있었다.

경찰은 "당시 사다리차를 이용해 내부 수색을 하려고 하는데 이영학의 형이 나타나 항의를 하기 시작했고, 경찰이 형을 설득해 형과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의혹 외에도 이영학에 대한 부인 최모씨(32)에 대한 폭행과 자살 방조 가능성에 따라 경찰이 내사를 이미 진행하고 있었다는 점, 관할서인 서울 중랑경찰서 서장에게 범행 4일 만에 사건이 보고됐다는 점 등 경찰의 부실수사 논란은 점차 커져만 가고 있다.

서울청 관계자는 "향후 피해 여중생의 모친을 만나 이번 수사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등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전반적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jung9079@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