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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최태원 뚝심 통했다" SK하이닉스, 도시바 의결권 15% 확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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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투자 금액은 4조원 규모

끈질긴 의결권 요구 끝에 관철

낸드플래시 경쟁 우위 확보 첫발

내년 3월까지 매각 완료 계획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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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의 뚝심이 일본 도시바 메모리사업부 투자 의결과 함께 의결권 지분율 확보까지 이어졌다.

SK하이닉스(000660)는 27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일본 도시바 메모리사업부 투자 건을 의결했다. 특히 도시바 메모리의 의결권 지분율을 15%까지 확보한 것은 최대 성과로 평가된다. 앞서 지난 6월 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당시 의결권 지분율이 인수에 걸림돌로 작용했지만, SK하이닉스는 도시바 측에 의결권을 끈길기게 요구해 이를 관철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도시바 인수를 마무리 짓기 위해 이날 일본으로 출국했다.

◇동종 업계 투자자 중 유일하게 의결권 확보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의 도시바 메모리 인수금액은 2조엔(약 20조원)이며, 이 가운데 SK하이닉스의 투자금액은 3950억엔(약 4조원)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도시바 메모리 지분 투자를 통해 향후 성장성이 큰 낸드플래시 분야의 사업·기술적 측면에서 선제적으로 우위를 확보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바 메모리를 인수하게 될 한·미·일 연합에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베인캐피탈, 도시바, 호야, 애플, 킹스톤, 시게이트, 델 등 여러 업체가 함께 참여한다. SK하이닉스와 베인캐피탈이 참여하는 컨소시엄과 도시바, 호야의 의결권 지분율은 각각 49.9%, 40.2%, 9.9% 다. 애플·킹스톤·시게이트·델 등은 사채형 우선주(의결권 없는 주식 형태)로 투자한다. 특히 한·미·일 연합은 다국적 기업들이 전략적인 컨소시엄을 구성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기업들과 상호 상생을 위한 협력의 첫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총 투자금 3950억엔 중 1290억엔(약 1조 3000억원)을 전환 사채 형식으로 투자, 향후 적법할 절차를 거쳐 전환 시 도시바 메모리에 대한 의결권 지분율을 15%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 2660억엔(약 2조 7000원)을 베인캐피탈이 조성할 펀드에 LP(limited partner·펀드출자자) 형태로 투자해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의 상장시 자본 이득도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협상 초기부터 의결권 지분 확보를 도시바 측에 요구했고 끈질긴 설득 끝에 관철 시킨 것으로 안다”며 “현 상황에선 의결권 확보가 무산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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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이어 낸드플래시 성장 기반 마련

SK하이닉스는 도시바 인수전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우여곡절을 겪었다.

앞서 지난 6월 말, 도시바는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그러나 도시바 메모리 분야 협력사인 웨스턴디지털(WD)이 일본 요카이치(四日) 공장 지분을 이유로 법원에 타 회사로의 매각 중단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강하게 반발하면서 한·미·일 연합과의 협상도 무산됐다. 이후 도시바는 8월 말 돌연 WD을 매각 대상으로 낙점하며 사실상 우선협상에 돌입했기도 했다. 또 한·미·일 연합과 WD은 물론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과도 동시에 협상하겠다며 오락가락 행보를 보여왔다.

그사이 한·미·일 연합은 SK하이닉스와 베인캐피탈, 일본 정부 측 자본인 산업혁신기구, 일본정책은행 등이 총 2조엔을 투입한다는 기존 계획을 갖고, 애플과 델 등을 끌어들였다. 결국 도시바 반도체의 주요 고객사들을 투자자로 끌어들여 ‘판 뒤집기’에 성공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전 승리와 함께 도시바 메모리 의결권까지 확보하면서,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낸드플래시 분야 경쟁력 강화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005930) 38.3%, 도시바 16.1%, WD 15.8%, 마이크론 11.6%, SK하이닉스 10.6% 순이었다. 도시바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을 단순 합산하면 26.7%로 독보적인 2위로 올라선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한·미·일 연합은 도시바와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3월까지 매각이 완료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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