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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신생기업 ‘10곳 중 7곳’ 5년 안에 문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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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역연구원, EU 5개국과 우리나라 기업 생태계 현황 분석

우리나라 신생기업의 생존율이 선진국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안에 문 닫는 곳은 10곳 중 4곳, 5년 안에 문 닫는 곳은 10곳 중 7곳으로 독일, 프랑스,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연합(EU) 주요 5개국(이하 5개국)의 6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IIT)은 지난 20일 ‘국제 비교를 통한 우리나라 기업 생태계의 현황 점검’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신생기업과 중소기업 생태통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23일 밝혔다.

신생률과 소멸률, 5개국보다 모두 높아

우리나라의 기업 신생률은 14.6%로 5개국 평균(9.5%)보다 높아 매년 새로 생기는 기업이 많았으나, 소멸률 역시 14%로 5개국 평균(8%)보다 높아 그만큼 사라지는 기업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생률은 2008년 이후 다소 낮아지는 추세지만 5개국보다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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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신생기업의 1년·5년 생존율과 전체활동기업 대비 신생기업의 종사자 수 비율.출처=국제무역연구원,통계청,Eurost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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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신생기업의 1년ㆍ5년 생존율과 전체활동기업 대비 신생기업의 종사자 수 비율.출처=국제무역연구원,통계청,Eurostat 우리나라 신생기업의 5년 생존율은 2015년 기준 27.3%로, 이탈리아 44.7%, 프랑스 44.3%, 영국 41.1%에 비해 크게 낮았다. 1년 생존율 역시 우리나라는 62.4%로, 영국 92.2%, 프랑스 82.0%, 이탈리아 80.4%에 크게 못 미쳤다.

우리나라 기업의 생존율이 낮은 이유는 가계의 소비성향이 낮고 내수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데다 다른 나라에 비해 경쟁이 더 치열하기 때문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신생기업과 중소기업 종사자 수도 5개국에 비해 높아

우리나라 신생기업과 중소기업 종사자 수는 비교대상 5개국보다 모두 높게 나타났다.

우리나라 전체 활동기업 중 신생기업 종사자 수는 6.7%로, 영국 3.6%, 스페인 3.4%, 프랑스 2.9% 등 주요 5개국과 비교하여 가장 높았다. 즉 신생기업이 고용에 기여하는 바가 다른 나라에 비해 크지만, 생존율이 낮기 때문에 고용의 불안정성이 그만큼 높다고 볼 수 있다.

중소기업(종사자 수 300명 미만)이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7.4%에 달해 일자리 대부분을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63.3%, 독일 63.1%, 영국 53.1%보다 높은 수준으로 분석됐다.

김경훈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 수석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경기변동 등 외부 충격에 영향을 받기 쉽다”면서 “고용 안정성을 위해 중소기업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 수출 비중 5개국에 크게 못 미쳐

우리나라 수출기업 중 중소기업 비중은 5개국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수출금액은 선진국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는 수출이 상위 100대 기업에 편중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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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사자 규모별 수출 비중(기업 수 기준)> 과 <종사자 규모별 수출 비중(금액 기준)>. 출처=국제무역연구원,2015년 OECD T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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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체 수출기업 중 중소기업 비중은 2015년 기업 수를 기준으로 97.9%로 독일 97.9%, 영국 97.5%, 프랑스 97.4% 등과 대체로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수출금액을 기준으로 보면, 전체 수출금액 중 중소기업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나라는 20.5%로 이탈리아 56.1%, 스페인 54.4%, 영국 42.7% 수준에 크게 못 미쳤다.

수출금액 기준 상위 100대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나라는 66.7%로 영국 48.1%, 프랑스 44.8%, 독일 39.3%를 크게 웃돌았다. 상위 10대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우리나라는 35.7%로 독일 25.2%, 영국 23.1%, 이탈리아 8.4% 등보다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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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의 수출 집중도>. 출처=국제무역연구원, OECD,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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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기업의 진입과 퇴출이 모두 높다는 사실은 기업생태계 순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이는 우리 경제에 긍정적 효과가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신생기업의 생존율이 매우 낮기 때문에 이들 기업의 안착을 위한 정책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중소기업의 고용 창출 비중이 약 80%로 매우 큰 데 비해 수출 참여율과 수출 비중은 작다”며 “소수의 대기업에 편중된 수출 시장을 중소기업으로 넓혀 중소기업의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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