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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울산대병원 장기 파업으로 수술취소 등 의료공백 사태 빚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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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부터 전체 직원의 30%인 670여 명 파업

19일 암 수술 등 76건 수술 중 24건만 진행

병상 984개 중 400개도 안 차, 개원 이래 최저

노조 “20일부터 매일 협상, 결렬되면 파업 계속”

중앙일보

노동조합 파업으로 울산 동구 울산대병원 병실이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울산대병원이 노동조합의 장기 파업으로 수술을 취소하고 외래환자 예약을 받지 않는 등 의료 공백 사태를 빚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울산대병원 분회는 지난 14일 파업에 돌입했다. 20일로 파업 7일째다. 파업에 참여한 인원은 670여 명으로 전체 병원 직원 2300여 명의 30% 정도다. 병원 직원 가운데 노조원은 1300여 명으로 조합원의 절반이 파업에 참여한 셈이다.

노조가 응급실·중환자실·특수병동 근무자 등 필수인력은 파업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파업이 길어지면서 환자가 제때 수술과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병원 측에 따르면 지난 18일 55건의 수술 가운데 25건만 예정대로 이뤄졌다. 다음날인 19일에는 수술 진행 비율이 더 줄었다. 76건 가운데 24건의 수술만 진행된 것이다. 취소된 수술에는 암 같은 중증질환 수술도 포함돼 있다.

운영 병상 수 역시 점점 줄고 있다. 19일 984개 병상 가운데 407개만 환자가 차 있었다. 20일에는 환자가 있는 병상 수가 300여개로 줄었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이 정상일 때는 병실 930개 정도가 운영된다”며 “병상 운영비율이 1975년 개원 이래 가장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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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병원 노조가 지난 14일 병원 로비에서 파업 출정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병원 측은 파업이 장기화하자 생명이 위독한 환자를 제외한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옮기고 경증 환자는 퇴원을 권하고 있다. 추가 외래진료 예약은 받지 않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심리적으로 불안한 환자들이 수술을 받지 못하거나 전원을 요구받으면 몹시 흥분하기도 해 난감할 때가 많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울산대병원 노조의 이 같은 장기 파업은 처음이다. 노조는 지난해 12월부터 진행된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서 기본급 11%(25만6751원) 인상, 생활안정자금 13만8000원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간호사 인력 충원과 업무개선, 근무시간 외 환자정보 접근 금지, 미화 용역 같은 생명안전업무직 정규직화도 요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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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병원 전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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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교섭에선 병원 측이 기본급 2.35% 인상안을 내놨지만 노조가 거부해 협상은 결렬됐다. 병원과 노조는 19일 오후에도 교섭을 했다.

병원 측은 “양 측의 임금 인상률 차이가 커 쉽게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임금은 나중에 다루더라도 단체협상 부분을 먼저 논의하기로 합의해 21일부터 주말을 포함해 매일 교섭하기로 했다”며 “추석 연휴 전에 협상을 타결하려면 25일까지는 병원측이 노조가 납득할 만한 안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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