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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사립유치원 원장들 집단휴업 강행에 교사들은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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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누리예산 파행에 유치원 발등에 불


"국공립유치원 확대로 임용 늘면 더 좋은 일"

【서울=뉴시스】임재희 기자 = 사립유치원 집단 휴업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원장과 교사가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까지 예고하고 있지만 유치원 구성원간에는 미묘한 온도차가 느껴진다. 원장들과 달리 일선교사들은 의지와 상관없는 휴업에 학부모들의 불만과 원망까지 떠안아 냉가슴을 앓고 있다.

한유총은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확대 정책 반대 ▲누리과정 지원금 확대 ▲사립유치원 감사 중단 ▲사립유치원 시설에 대한 사용료 인정 등을 정부에 요구하며 18일과 25~29일 등 두 차례 집단 휴업을 예고했다.

특히 18일 한유총은 서울 여의도 인근에서 원장과 설립자는 물론 교사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 원장들은 이번 집단 휴업을 사립유치원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로 보고 있다.

지난 11일 전국 3800여곳의 사립유치원 설립자와 원장 등 5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한 '유아교육 평등권 확보와 사립유치원 생존권을 위한 유아교육자 대회'에서 한유총 측은 "아이와 학부모의 불편을 알면서도 물러설 곳이 없어 집회와 휴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고 괴롭지만 사립유치원의 생존권이 걸린 일"이라며 호소했다.

전기옥 한유총 서울지회장도 지난 14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만난 자리에서 "국공립유치원 확대에 반대하는 게 아니다"라며 "인구가 증가한다면 얼마든지 수용하고 사회적배려대상자 지역 등에 확충한다면 찬성하겠는데 인구절벽으로 사립유치원 취원율이 반토막난 상황에서 국공립유치원이 확충되면서 문 닫을 위기에 놓여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사립유치원 교사들은 원장들의 생존권 위협 주장에 고개를 갸우뚱 내저었다.

사립유치원 교사 A씨는 "집단 휴업은 대부분 교사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진행되는 일"이라며 "임금이 높은 국공립유치원을 다니고 싶어도 티오(TO)가 없어서 사립유치원에 다니는 교사들 입장에선 정부가 국공립유치원을 늘려주는 일을 더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각 시·도교육청이 발표한 2018학년도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 시행계획에 따르면 이른바 '임용 대란'에 휩싸인 초등교사와 반대로 유치원 교사 정원은 전년도의 2배가 넘는 1460명으로 확정됐다.

이번 집단 휴업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만을 처리하는 것도 상당 부분 일선교사들의 몫이다.

집단 휴업에 불참하는 사립유치원에서 일하는 중인 B모 교사는 "우리와 같은 법인 유치원들은 대부분 휴업 자체를 논의하지 않았지만 학부모들이 휴업 여부를 궁금해 하신다"며 "휴업을 하지 않는 유치원의 상황이 이런데 휴업 예고 공문과 탄원서를 보낸 사립유치원의 교사들은 학부모들로부터 항의 전화를 적지 않게 받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사립유치원 집단 휴업에 대비해 임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 사립유치원 제재 권한이 있는 전국 시·도 교육감들은 불법 휴업 강행 시 유아교육법 제30조에 따라 정원감축, 학급감축, 유아모집 정지, 차등 재정지원 등 행정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lim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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