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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의 경제학]①가상화폐 비트코인, 정말 21세기형 '튤립버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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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수십퍼센트씩 가격 널뛰기, 튤립버블과 닮아
짧은 도입시기, 제한적 쓰임세…실물경제 뒤흔들 버블 될지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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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이 비트코인에 대해 악평을 쏟아냈다는 소식에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다이먼 회장은 비트코인에 대해 '튤립버블'보다 심한 사기이며 언젠가 폐지될 것이라고 혹평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세기 가상화폐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과 400년 전 실물자산에 대한 과열투기였던 튤립버블이 대체 어떤 점에서 닮았다는 것일까?

12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 등 외신들은 미국 최대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 뉴욕에서 열린 한 투자자 대상 콘퍼런스에서 비트코인에 대해 한 발언을 일제히 보도했다. 다이먼 회장은 "가상 화폐인 비트코인은 사기(fraud)"라며 "가상 화폐는 실체가 없는 만큼 언젠가 폐지되고 말 것이며, 그 끝이 좋지 않을 것"이라 혹평한 뒤, "이는 17세기에 일어났던 네덜란드의 '튤립 버블'보다도 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주 의미심장한 발언도 했다. 다이먼 회장은 "내 딸조차도 비트코인을 샀고 올해 300% 이상 가격이 올랐다"며 "비트코인 거래를 하는 JP모건 직원이 있다면 바로 해고할 것이며 이는 우리 회사 방침에 어긋나며 또한 어리석은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곧 미국 최대은행 회장의 가장 가까운 주변에서도 비트코인을 투자할 만큼 가상화폐가 새로운 대세로 떠올랐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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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이후 비트코인 가격추이(그래프=국제금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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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5% 가량 하락했지만 원래 변동폭이 매우 큰 가상화폐 시장 입장에서 그렇게 큰 변동을 보인 것도 아니다. 이보다 앞서 중국정부가 비트코인 거래소를 폐쇄하겠다는 소식도 악재로 작용하면서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3분기 대비로는 750%나 폭등한 상태기 때문에 그동안의 상승세에 비하면 약간의 스크래치만 입은 상황이다. 비트코인의 전 세계 일일 거래액은 2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국내 일일 거래액도 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비트코인의 가격변동성을 고려하면 다이먼 회장의 '튤립버블' 발언은 올바른 지적이라 할 수 있다. 비트코인은 올해 5월 들어 하루에 70% 이상 가격이 올랐다가 다시 40% 이상이 빠지는 등 급등락세를 보였다. 전세계 각종 투기세력들은 물론 검은 돈까지 몰리는 것으로 추정되는 비트코인 시장은 이런 초단기간의 급등락세가 연이어 발생한다는 점에서 튤립버블 당시 네덜란드의 튤립거래 시장과 닮은 면은 있다.

튤립버블은 1633년부터 1637년까지 네덜란드에서 튤립 알뿌리를 대상으로 벌어진 희대의 투기사건을 뜻한다. 당시 튤립은 하루 사이에 수백 퍼센트가 뛸 정도로 널뛰기를 거듭하다가 1637년 2월부터 하락세로 접어들어 고작 4개월만에 가격이 99% 하락했다. 튤립버블 기간동안 네덜란드에서 거래된 튤립 알뿌리 거래 총액은 4000만 길더(당시 네덜란드 통화)를 넘겼는데, 이 당시 네덜란드의 중앙은행인 암스테르담 은행 전체 예치금이 350만 길더에 불과했다. 중앙은행이 보유한 자금의 10배 이상이 투기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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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6년~1637년 당시 네덜란드의 튤립가격 변동(그래프=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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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아직 이런 상황까지 간 극단적 투기현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비트코인은 만들어진 후 유통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것은 이제 고작 7년 정도라 시장에 미치는 여파가 아직은 제한적이다. 또한 일종의 대용화폐로서 전체 시장을 뒤흔들 정도로 시장 곳곳에 퍼졌다기보다는 금이나 은, 부동산 처럼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보유목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는 자산에 더 가깝다.

또한 금(gold)처럼 유통량이 한정된 자원이란 점에서 앞으로 가치가 지속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전체 2100만 비트코인으로 제한된 비트코인은 지금까지 1500만 비트코인 정도가 채굴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상승 흐름이 금과 비슷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원자재 투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이후 현재까지 비트코인 가격흐름과 1972년 이후 금가격 추세가 비슷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비트코인은 다른 금융자산과 관련이 없고 통화량을 관리하거나 외부 압력을 줄 중앙은행도, 정부도 없기 때문에 앞으로 추세를 알기 힘들다는 점이 특징이다. 단순 단기 투기자산 중 하나로 끝날지, 장기 생존할 가상화폐로 완벽히 정착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라는 것.

해커들의 사이버 공격이나 급락을 막아줄 제동장치, 투자자를 보호할 법적 장치가 전혀 없다는 점도 비트코인 시장의 한계로 지적된다. 투자자들도 하이퍼 리스크를 어느정도 예상하고 뛰어드는 시장인 만큼, 투자가 대중화되기까지는 여전히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상화폐 개념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다는 점에서도 비트코인이 당장 튤립버블처럼 커지긴 어려울 전망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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