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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국민 공분 일으킨 '청소년 폭력'…가해자가 가진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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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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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주간의 건강 소식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최근 심각한 청소년 폭력 사태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도가 지나쳐서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데 정부가 이에 대해 특별예방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오늘(13일)은 이 문제에 대해서 의학 관점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 기자 나와 있습니다. 최근 보도된 청소년 폭력 사례를 보면 정말 너무했다 싶어요.

<기자>

학교 선생님들에게 물어보면 이번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이나 강원도 사건처럼 선생님으로서도 감당하기 어려운 폭력성을 드러내는 학생이 있다고 말합니다.

여러 명이 한 여학생을 피범벅이 될 정도까지 때리고 반말했다는 이유로 후배를 실신할 때까지 폭행하는 것은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일반적인 충동성과 공격성만으로는 설명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송원재/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대변인 : (이런 아이들은) 죄책감도 느끼지 않고, 피해 학생이 얼마나 큰 고통에 시달리는지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합니다.]

실제로 범죄로 분류될 만큼 심한 학교 폭력 가해자에게는 뇌의 특정 부위의 기능이 일반 청소년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뇌 기능까지 떨어져 있다고요? 어떻게 연구된 것인가요?

<기자>

심각한 학교 폭력을 일으켰지만, 전문가들이 판단하기에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된 가해 청소년은 병원에서 치료받게 하는 제도가 2015년부터 시행되고 있는데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던 학교 폭력 가해자 26명에 대해 정밀한 뇌 검사를 해봤습니다.

폭력 가해 청소년은 전반적인 상황 파악을 하는 뇌 전두엽 특정 부위와 감정 조절을 하는 측두엽의 특정 부위가 얇아져 있고 이를 연결하는 뇌 신경의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김붕년/서울대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충동조절 관장하는 부위를 조절하는 부위에 볼륨과 기능이 떨어져 있는 소견이 확인됐습니다.]

이번 연구는 청소년의 폭력 가해자에 대한 뇌 변화 연구는 가해자를 관리하고 치료하는데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선천적으로 뇌의 특정 부분의 기능이 떨어진 청소년이 학교 폭력 가해자가 된다는 뜻인가요?

<기자>

연구팀은 그렇게 분석하지 않았습니다.

폭력 가해자들은 대부분 어렸을 때 가족이나 친구에게 폭행당하고 무시당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어릴 때 받은 충격이 뇌의 발달을 저해한 흔적이라는 게 연구팀의 분석입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외국 연구결과도 최근 발표됐는데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결과 학교 폭행 가해자는 우울증과 불안 지수가 평범한 학생보다 남학생은 최고 2.7배 여학생이 최고 7.1배까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붕년/서울대병원 소아 정신의학과 교수 : 가해 행동을 한다고 해서 그 아이들이 행복한 게 아니에요. 굉장히 사회적인 배척, 어떤 소외감, 그리고 자기가 돌봄을 받지 못했다는 거에 대한 억울함(이 쌓여 있습니다.)]

대부분 내적으로 심한 열등감을 느끼지만, 겉으론 우월한 듯 보이려다 보니 폭력과 같은 과도한 행동이 표출된다는 겁니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 2년 정도 치료를 해보니 가해 학생들 중 90%는 어느 정도 뇌 기능이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학교 폭력에 대해 엄격하게 벌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가해자를 만들지 않는 풍토도 중요하겠네요?

<기자>

가해자를 만들지 않는 풍토 즉 어린이가 폭력이나 집단 따돌림의 충격을 경험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학교 폭력의 진정한 예방책일 겁니다.

그리고 폭력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교육이 중요합니다.

중학교 2학년 학생을 둔 학부모인데요, 자녀가 친구에게 1만 원을 빼앗겼습니다.

[학부모 : 상대방 아이가 저희 아이한테 사과하도록 하고 다시 만원을 돌려받았습니다.(그 이후에는 없었나요?) 네, 없었어요. 선생님께서 잘 돌봐 주셨어요. 그 면에서는.]

그 조치 이후에는 가해 학생이 다시 폭력을 하는 일이 없었다고 합니다.

외국 학교에서 아무리 작은 폭력이라도 구성원 전체에 공개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하게 했더니 학교 폭력이 50% 줄었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폭력은 사소한 것도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을 교육 시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조동찬 기자 dongchar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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