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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기간제교원 정규직 전환 교단 갈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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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심의委 발표 늦춰 / 교육부 “이견 못 좁혀… 정리단계” / “교사 설문조사서 80% 이상 반대” / 관련 게시글 靑 베스트 청원 올라 / “차별 없이 모두 정규직 전환을” / 비정규직연대, 靑앞서 기자회견

세계일보

이달 초로 예정됐던 교육분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대상과 규모 발표가 이달 중순으로 미뤄졌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교원, 예비교원들 간 첨예한 대립과 갈등으로 교육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전환심의위)가 쉽사리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이르면 오는 10일 전후,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 전환심의위의 결정을 발표하겠다고 4일 밝혔다. 애초 이달 초로 예고했던 발표 일정을 1∼2주가량 늦춘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환심의위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부분이 남아 발표가 조금 늦어졌다”며 “이제 마지막 정리단계라 더 (결정을 더 이상) 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일보

전환심의위에서는 영어회화전문강사, 초등스포츠강사 등 7개 직종 강사와 기간제 교사 등의 정규직 전환 여부를 논의 중이다. 전환심의위가 이들의 정규직 전환 여부와 규모 등을 정하면 교육부는 이를 가이드라인으로 만들어 전국 시도교육청에 제시한다.

전환심의위 발표가 임박하면서 교육분야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교원단체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지난달 20∼25일 전국 유치원·초·중·고교 교사 6822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이날 공개했다. 설문 결과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전환에는 88%가, 영어회화전문강사 등 비정규직 강사들의 정규직화에는 87%가 각각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 이유로는 ‘4·19 혁명 성과물인 공무원 공채 제도 수호’, ‘노력에 대한 교육적 가치 고려’, ‘비진입 청년층을 고려한 공정성 보장’ 등이 꼽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난 2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기간제 교사의 일괄적이고 즉각적인 정규직 전환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내용 등을 담은 하반기 사업계획을 확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전교조는 다만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근무를 하는 기간제 교사는 정부가 책임지고 고용안정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앞서 지난달 23일 전교조 중앙집행위원회의 결론과 일치하는 것이다.

<세계일보 8월25일자 11면 참조>

청와대 누리집의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전환에 반대한다는 게시글들이 여럿 올라와 있다. 한 임용 준비생이 쓴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를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은 9000여명의 동의를 받으며 ‘베스트 청원’이 됐다.

반면에 조합원 9만여명 규모의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이날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비정규직의 예외없는 정규직 전환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교육부 전환심의위가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고 회의만 거듭해 비정규직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심의 대상에 포함된 7개 직종 강사들은 상시적, 지속적인 업무를 맡고 있고 근속기간도 5∼10년에 이르는 경우가 많으므로 어떤 차별도 없이 정규직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련 한국외대 교수(교육학)는 “전환심의위가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명확한 입장을 발표해야 한다”며 “같은 비정규직이라도 상황이 모두 다른데, 사립학교 교사 중 정규 교사가 필요한 자리에서 상시적인 근무를 한 사람들은 정규직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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