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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포신 뒤 폐쇄기서 연기 새더니 포탄 발사ㆍ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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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 자주포 결함 증언 나와

軍 “모든 가능성 열고 조사”

정일병 숨져 사망자 2명으로

오늘 국군수도병원서 영결식
한국일보

강원 철원군 군 사격훈련장에서 K-9 자주포 폭발사고로 숨진 이모(27) 중사와 정모(22) 일병의 빈소가 차려진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19일 한 방문객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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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심성 곧고 착한 아들이었는데, 너무 못 해준 게 미안합니다.”

지난 18일 강원 철원군 군 사격훈련장에서 발생한 K-9 자주포 폭발사고로 숨진 이모(27) 상사와 정모(22ㆍ이상 일계급 추서) 상병의 빈소가 차려진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은 하루 종일 침통한 분위기였다.

비보를 듣고 달려온 정 일병의 가족들은 “지난달 27일 휴가 나와 복귀한지 2주밖에 안 됐는데, 복귀하는 날 통화한 게 마지막이 될 줄이야”라며 오열했다.

20일 육군 등에 따르면 윤 일병은 이번 사고로 전신에 화상을 입어 수도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던 중 19일 새벽에 끝내 숨졌다. 이에 따라 사고 당일 헬기로 후송 중 숨진 이 중사를 포함, 이번 사고로 2명이 숨지고 5명이 중상을 입었다.

전날 늦은 시간부터 조문객을 받기 시작한 수도병원 빈소에는 이날 이른 아침부터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이들의 희생을 추모하기 위한 군 장병들과 가족, 친지 등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전날 밤에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이 수도병원을 방문해 유가족을 위로하고 희생된 장병들에 최고 예우를 약속했다.

사고는 지난 18일 오후 3시19분쯤 철원군 갈말읍 지포리 육군 모 부대 사격장에서 K-9 자주포 사격 훈련 중 발생했다. 당시 10여 문이 포사격 훈련을 진행했으며, 이 중 5번째 자주포에서 사고가 났다.

생존자들은 포신 뒷부분에 탄약과 장약을 삽입하는 폐쇄기장치가 밀폐되지 않아 사고가 났다고 증언하고 있다. 부상자 2명은 사고 순간에 대해 가족에게 “포신 뒤쪽의 폐쇄기에서 연기가 새 나오더니 이내 포탄 발사와 폭발이 발생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당시 자주포에 기계적 결함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어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군 당국은 이번 사고의 원인과 관련, 장비 결함, 장약 불량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중사와 정 일병의 합동영결식은 21일 오전 7시30분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5군단장으로 열리며 유해는 오후 2시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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