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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걸어서 세계속으로’ 알제리편은 언제 방영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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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여년 간의 프랑스 식민 지배를 무장투쟁으로 종식시키고 1962년 7월, 독립을 쟁취한 알제리는 1991년부터 2003년까지 정부와 다수 이슬람주의 반군간의 내전을 겪으면서 약 20만 명의 희생자를 낸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내전이 한창이던 1994년 10월에는 알제리에서 활동을 하고 있었던 국내기업의 한 임원이 반군에게 피살당하는 불행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10여년이 넘는 끔직한 내전을 겪은 알제리 국민들은 더 이상의 국가 혼란을 원치 않아서였던지 몇 년 전, ‘아랍의 봄’으로 극심한 내홍(內訌)을 겪었던 다른 아랍 국가들과는 달리 큰 소요사태로 번지지는 않는 등 내전 종식 이후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IS 준동이 활기를 띄면서 알제리의 치안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지역이 되어 버렸다. 이미 알제리는 알카에다의 한 지부인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AQIM)의 거점 국가로 알려져 있으며 금년에만 해도 지난 2월, IS와 연계된 테러단체가 알제리 동북부 경찰서를 피습한 사건이 있었으며 국경지역 및 내륙 깊숙한 지역에서는 여전히 심심치 않게 테러 관련 소식이 들려오곤 한다. 더구나 알제리 테러리스트의 활동은 비단 알제리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종종 발생되는 테러에서도 그 이름이 여러 번 오르내리고 있다. 작년 벨기에 경찰관 피습사건과 금년 파리 노트르담성당 경찰 피습사건도 알제리 테러리스트와 연계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테러 위협으로 우리나라 정부는 알제리 거의 전역을 여행자제지역 (2단계)으로 그리고 수도 알제 인근 동부지역과 사하라 남쪽 및 튀니지, 리비아 국경지역은 철수권고지역(3단계)으로 설정하여 우리나라 국민들의 해당 지역 방문을 관리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세계 각국을 방문하여 그 나라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인기 TV 프로그램인 KBS의 ‘걸어서 세계속으로’와 EBS의 ‘세계 테마기행’에서도 이웃나라인 모로코와 튀니지는 수차례 방송된 적이 있지만 아직까지 알제리 편은 한 번도 방영된 적이 없다. 이 프로그램들은 벌써 수년 동안 인기리에 세계 거의 모든 국가편이 방송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필자가 수년 전, 근무했었던 요르단만 해도 두 프로그램 제작진이 촬영을 위해 여러 차례 방문한 바 있다.

다행히 최근 알제리 수도 알제는 비교적 치안이 좋은 편이며 길거리에서 많은 경찰들을 볼 수 있어 생활에 큰 불편은 없으나 외국인이 알제를 벗어나 외곽을 육로로 여행하기 위해서는 사전, 알제리 외무부를 통해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아야 한다. 실제로 이러한 서비스를 받아 본 한국인들에게 물어보니 테러의 위협에서 안심할 수는 있으나 계속해서 경찰차를 따라가야 하고 관할지역이 바뀔 때마다 안내 경찰도 바뀌기 때문에 목적지까지 가는 시간이 훨씬 더 걸린다고 한다, 또한 외곽에서 알제 시내로 들어오려면 수차례의 검문을 받아야 하고 알제공항에서 출국할 때도 세 차례나 몸 검색을 받아야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알제리는 그동안 국가경제를 천연가스와 원유 수출에 크게 의존해 왔으나 저유가시대를 맞이하면서 산업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그 일환으로 관광산업 육성에 많은 힘을 기우리고 있으나 여전한 테러 위험과 관광비자 발급 제한, 낙후된 관광 인프라로 당장 관광산업이 활기를 띄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반도 10배의 면적을 갖고 있어 얼마든지 훌륭한 관광지를 개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는 알제리에도 어서 평화의 날이 찾아와 ‘걸어서 세계속으로’와 ‘세계 테마기행’과 같은 여행 프로그램에서 알제리 편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다려본다.

매일경제

황색표시는 여행자제, 적색표시는 철수권고 지역이다.


[조기창 KOTRA 알제무역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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