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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단독]검찰, 다면평가로 중간간부 3~4명 좌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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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검사들 통해 리더십 등 상향식 검증…일부는 사표

노무현 정부 첫 도입, MB 정부 때 폐지됐다 올해 부활

문재인 정부가 지난 10일 단행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다면평가 결과를 반영해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 3~4명을 한직으로 좌천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정부 때 공직사회에 처음 도입했다가 이명박 정부 들어 중단된 다면평가를 검찰이 부활시킨 것으로 향후 다른 정부부처 인사에도 확산될지 주목된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17일 “소위 잘나가던 특수부 출신 부장검사 등 중간간부 3~4명이 다면평가를 거쳐 좌천됐다”면서 “이 가운데 일부는 인사에 불복해 사표를 냈다”고 말했다. 그간 검찰은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검찰청별로 소속 검사를 대상으로 평가를 실시했다. 주로 구속·인지 수사 실적이나 3개월 이상 미제사건 건수 등이 평가 기준이 됐다.

이번에는 부장검사 이상에 대해 지난해와 올해 같이 일한 후배 검사들 중 무작위로 선발해 상향식 평가가 이뤄졌다. 부하직원들은 최고 또는 최하 단계로 상사를 평가할 때 그 이유를 적어서 제출했다. 그 결과 법무부는 리더십에 문제가 제기된 간부들은 지휘 보직에서 제외한 뒤 일선 고등검찰청 등에 발령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수도권에서 부장검사로 근무했던 ㄱ씨는 수사 실적에서 사법연수원 동기나 선후배들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부하직원들의 다면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아 지방의 한 고검으로 발령나자 스스로 옷을 벗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해 5월 상사의 폭언 등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남부지검 김홍영 검사 사건 이후 다면평가 재도입을 결정했다. 조사 결과 김 검사의 상관인 ㄴ부장검사가 장기미제 사건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김 검사에게 폭언을 하고 술자리에선 손바닥으로 등을 치기도 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 검사는 세상을 떠나기 전 친구들에게 “부장한테 욕먹으니 진짜 살이 쭉쭉 빠진다” “매일 욕을 먹으니 자살 충동이 든다”면서 상사의 폭언과 과도한 업무량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8월 검사징계위원회를 열고 ㄴ부장검사를 해임했다.

다면평가제는 노무현 정부 때 공무원 승진과 보직 관리, 성과급 지급 등에 폭넓게 활용됐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2010년 1월 인기투표와 감정평가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폐지됐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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