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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구글트렌드로 본 문 대통령 취임 100일의 5가지 결정적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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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기반 구글트렌드 통해 취임 100일 조명

검색지수 하향세 속 급반등 모멘텀 마련한 결정적 장면들

①5ㆍ18 기념식, ‘가슴 찡한’ 유가족 포옹

②5ㆍ23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식에서 ‘특별한 인사’

③“‘애국’ ‘보훈’으로 국가통합”…6월 6일 현충일 추념사

④6월 30일, 트럼프 미 대통령과 ‘5초 악수’ 후 정상회담

⑤7월 19일, 잡스 연상시킨 ‘100대 국정과제’ 보고

문재인 대통령이 17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함께 보궐선거로 치른 19대 대선에서 승리한 다음날(5월 10일) 곧바로 취임해 숨가쁘게 달려온 100일이다.

중앙일보가 문 대통령의 지난 100일을 ‘민심 풍향계’로 불리는 구글트렌드로 돌아봤다.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인 구글트렌드는 일정 기간 특정 단어의 검색 횟수가 가장 많았을 때를 100으로 정하고 나머지 기간의 검색량을 상대적 수치로 나타낸다. 작년 미국 대선 당시 각종 여론조사와는 달리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나타내 화제가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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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5월 10일부터 취임 100일을 맞은 8월 17일까지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 구글트렌드에서 ‘문재인’을 키워드로 했을 때 나타난 검색지수의 변화 그래프. [구글트렌드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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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문재인’을 키워드로 했을 때 검색지수는 5월 10일 대통령 취임 때 최고값 100을 기록한 이후 전체적으로 하향세였다. 하지만 내리막길 속에서도 중간중간 오름세로 돌아서며 급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한 의미 있는 장면들이 있었다.

구글트렌드를 통해 살펴본 문 대통령 취임 100일의 5가지 결정적 장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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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5월 18일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유가족 대표로 추모사를 낭독한 김소형씨을 포옹하며 위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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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5ㆍ18 기념식, ‘가슴 찡한’ 유가족 포옹

5월 18일 광주 국립 5ㆍ18 민주묘지에서 거행된 제37주년 5ㆍ18 민주화운동 기념식. 1980년 5월 18일 자신이 태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향하다 계엄군에게 희생된 아버지를 둔 유가족 김소형씨가 추모사를 낭독했다.

김씨의 “내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아빠 엄마는 지금 행복하게 살아계셨을텐데…”라며 흐느끼자 기념식장 앞좌석에서 듣고 있던 문 대통령 눈시울이 붉어졌다. 결국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쳐냈다. 추모사를 마친 김씨가 단상을 내려오자 문 대통령이 말없이 일어나 김씨에게 다가갔고 두 팔을 벌려 김씨를 안으며 위로했다. 나중에 김씨는 “아버지가 안아준 것처럼 따뜻하고 포근했다”고 회상했다.

TV 생중계로 이 장면을 본 많은 이들이 “뭉클했다”고 했다. 이는 구글트렌드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5월 10일 취임식 때 100을 기록한 검색지수는 급격한 하향세 속에 5월 17일 18까지 떨어졌지만, ‘유가족 포옹’이 있었던 5월18일 20으로 반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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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5월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을 마친 뒤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아들 노건호 씨 등과 함께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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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5ㆍ23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식에서 ‘특별한 인사’

5월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 문 대통령이 참석했다. 8년 전인 2009년 5월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담담하게 발표해야 했던 그가 이번에는 대통령의 자격으로 노 전 대통령 묘역 앞에 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추모식 기념사에서 “노무현 대통령님, 당신이 그립습니다, 보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저는 앞으로 임기 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하겠습니다.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친구이자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문 대통령의 ‘특별한 인사’ 장면은 구글트렌드에서도 위력을 입증했다. 내림세 속에 하루 전날인 5월 22일까지 14까지 떨어졌던 검색지수는 5월 23일 오름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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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6월 6일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된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주변으로는 2년 전 북한의 비무장지대 지뢰도발 때 부상을 입은 김정원(왼쪽 첫번째)·하재헌(왼쪽 두번째) 중사가 자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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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애국’ ‘보훈’으로 국가통합”…6월 6일 현충일 추념사

6월 6일 현충일 추념사도 문 대통령이 보여준 ‘연설문 정치’의 한 장면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문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보수 세력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애국’과 ‘보훈’의 의미를 국민통합의 영역으로 확대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한분 한분이 바로 대한민국”이라며 “뜨거운 막장에서 탄가루와 땀으로 범벅이 된 채 석탄을 캔 파독 광부, 병원의 온갖 궂은 일까지 견뎌낸 파독 간호사, 그들의 헌신과 희생이 조국경제에 디딤돌을 놓았다. 그것이 애국”이라고 말했다.

이어 “빼앗긴 나라를 되찾는 데 좌우가 없었고 국가를 수호하는 데 노소가 없었듯이 모든 애국의 역사 한복판에 국민이 있었을 뿐”이라며 통합을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은 자리 배치부터 이전과 달랐다. 대통령 곁에 4부 요인이 앉았던 이전과 달리 문 대통령 내외 곁에 북한의 지뢰 도발 때 부상을 당한 군인들이 위치했고 문 대통령이 헌화와 분향을 할 때 국가유공자들과 함께 했다.

구글트렌드 검색지수는 5월 23일 노 전 대통령 추모식(15) 이후 다시 내리막길을 걸어 6월 5일 4까지 떨어졌으나 문 대통령이 ‘국민통합’을 외친 6월 6일 8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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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6월 30일 오전(미국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 언론 발표를 했다. 문 대통령이 발언을 마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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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6월 30일, 트럼프 미 대통령과 ‘5초 악수’ 후 정상회담

6월 6일 현충일 이후 구글트렌드 검색지수는 다시 완만한 내림세를 유지했다. 6월 27일 3으로 떨어졌던 구글트렌드 검색지수가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때는 한ㆍ미 정상회담을 위한 방미 일정이 시작된 6월 28일(5)부터였다. 검색지수는 하루 뒤인 6월 29일 8로 치솟더니 한ㆍ미 정상회담 당일인 6월 30일은 9까지 기록했다.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만남은 ‘악수 외교’부터 화제를 낳았다. 첫 만남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소를 띤 채 악수를 청했고 왼손으로 문 대통령의 오른쪽 어깨에 가볍게 손을 올리기도 했다. 문 대통령도 악수하면서 왼손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쪽 팔꿈치를 가볍게 잡았다. 두 사람의 악수는 5초 정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함께 오랜 시간 대화를 하다 보니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이번 방미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깊은 우의와 신뢰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무대에서 한ㆍ미 동맹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불식하고 공동성명에 ‘한반도 평화통일 환경 조성에서 대한민국의 주도적 역할’이란 문구를 담아낸 것은 성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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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이 7월 19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100대 국정과제 보고대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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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7월 19일, 잡스 연상시킨 ‘100대 국정과제’ 대국민 보고

7월 1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100대 국정과제 정책 콘서트’는 문재인 정부의 ‘탈권위’와 ‘소통’의 콘셉트를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을 비롯해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과 국정기획위 각 분과장들은 ‘노타이’ 차림이었으며, ‘정책 콘서트’라는 형식에 맞게 딱딱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프리젠테이션 형식으로 진행해 “신선한 시도였다”는 평을 받았다. 프리젠테이션에 나선 각 분과위원장들은 대형 화면 앞에 서서 무선 마이크를 착용한 채 무대를 오가며 국정 과제를 설명해 마치 스티브 잡스의 프리젠테이션을 연상케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7월 17일 2까지 떨어졌던 구글트렌드 검색지수는 ‘소통형 정책 설명회’의 새 장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쏟아진 7월 19일 5로 급반등했다.

한편, ‘문재인’을 키워드로 한 구글트렌드는 지역별로 다소 편차를 보이기도 했다. 대통령 취임식 때 최고점인 100을 찍은 이후 큰 틀에서 하향세였다는 점은 같았지만 미세한 부분에서 차이가 드러났다.

부산과 대구의 경우 6월 말 한ㆍ미 정상회담 때 현저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부산의 경우 6월 27일까지 3으로 떨어졌다가 한ㆍ미 정상회담 당일인 6월 30일 9로 치솟았고, 대구는 6월 28일 4에서 하루 뒤 15로 수직상승했다.

광주는 상대적으로 5ㆍ18 기념식 때 반등세가 두드러졌고, 대전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발사가 있었던 지난 4일 검색지수가 급상승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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