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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9 (월)

[박진호의시사전망대] "달걀 살충제 검출량, 쥐가 2만6천 개 먹을 때 죽는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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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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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FM 103.5 MHz 6:20-8:00)
■ 진행 : SBS 박진호 기자
■ 방송일시 : 2017년 8월 16일(수)
■ 대담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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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걀 검출 피프로닐, 쥐가 2만6천 개 먹을 때 죽는 양
- 조류독감과 달리 달걀 껍데기 세척으론 해결 안 됨
- 언론 보도된 신경계 질환 사례는 '살충제 공장' 근무자
- 英 당국 "피프로닐로 사람에게 나쁜 증세 발생사례 없어"
- 닭고기는 감염 가능성 작지만 조사를 통해 검증할 필요
- 지난 4월 조사, '산란계 농장 61%가 피프로닐 등 농약 사용'
- 살충제 달걀, 우리 농식품 안전성 점검하는 큰 계기 삼아야

▷ 박진호/사회자:

불과 며칠 전에 유럽발 외신으로 전해드렸던 살충제 계란 공포가 국내를 덮치고 있습니다. 국내산 계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어제(15일) 농가의 계란 출하를 잠정 중단하고 국내 산란계 농장 1,456곳에 대한 전수조사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문제는 소비자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인데요.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연결돼 있습니다. 조동찬 기자.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예. 안녕하십니까.

▷ 박진호/사회자:

가장 궁금한 것이 소비자들인데. 지금 이미 사놓은 달걀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예. 저도 저희 집 냉장고 확인해봤더니 한 판의 계란이 남아있던 상태였습니다. 저도 사실 고민이 됐는데요. 이번에 남양주에서 검출된 피프로닐, 신경계를 교란시키는 물질입니다. 그리고 쥐를 죽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쥐를 죽일 수도 있는 양을 살펴보면, kg당 97mg입니다. 이번에 검출된 양이 기준치를 넘기는 했지만 kg당 0.0363mg이거든요. 그러니까 이번에 검출된 양보다 2,672배를 먹어야 쥐가 죽는데. 계란 수로 따지면 적어도 26,000개입니다. 26,000개의 계란을 쥐에게 먹여야 쥐가 사망할 수 있는 양입니다.

그리고 언론 보도 보면 여기에 노출됐던 사람이 온갖 신경계 질환, 두통 생긴다. 이렇게 많이 보도가 되는데. 실제 그 연구를 찾아봤더니 그 연구에 등장하는 두통, 경련, 토하는 사람, 이런 증세가 있었던 사람은 살충제 생산 공장에서 고농도로 대단히 많은 양의 피프로닐에 노출됐던 노동자였습니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는 피프로닐을 보통독성물질로 분류했는데요. 이 보통은 무엇이냐면 적은 양은 별로 독성이 없고 대량으로 노출됐을 때 독성이 나타날 때 보통으로 분류합니다.

그래서 영국 보건당국도 계란에 들어있는 피프로닐 살충제 성분 때문에 사람에게 나쁜 증세가 나타난 사례는 아직 없다. 이렇게 발표했거든요. 그리고 경기도 광주의 양계 농장에서 검출된 비펜트린도 사실 발암물질이기는 하고 기준치를 넘기는 했지만, 양이 매우 적어서 설령 그 농장에서 온 것일지라도 성인인 저는 먹어도 되겠다. 그런 생각을 개인적으로는 했는데요. 다만 제 아이에게는 먹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 아이는 어리고 저보다 체중도 작고, 무엇보다 해당 농장의 계란은 우리가 지키기로 한 약속을 어겼다는 게 확인된 식품이니까요.

▷ 박진호/사회자:

그러니까 지금 조 기자 말씀은 검출된 양으로 보면 당장 치명적인 상황은 아니다. 이런 말씀 같고. 장기간 많은 양에 노출돼야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 같은데. 그나마 다행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도 있는 것 같아요. 달걀을 물에 잘 씻어서 먹으면 괜찮은 것 아닐까. 이런 건데요. 어떻습니까?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사실 이전에 조류독감 문제 생겼을 때도 계란 어떻게 먹어야 하느냐. 이게 좀 관심이 있었는데.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계란 껍데기에만 있습니다. 안에 들어간 예가 한 번도 확인이 된 적이 없거든요. 그래서 껍데기만 잘 씻고 소독해도 피해를 막을 수 있었는데. 이번에 살충제 성분 확인해보니까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게 오염된 닭의 혈액을 타고 계란 안으로 들어갈 수도 있어서 씻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안 됩니다. 씻어 먹는다고 해서 완벽히 살충제가 없다고 할 수는 없겠고요. 다만 냉장고에 이미 산 계란 먹기로 했다면 씻는 게 그나마 좋겠죠. 어쨌든 겉에 묻은 농약 성분은 물로 씻겨 내려갈 테니까요.

▷ 박진호/사회자:

지금 여러 가지 보도를 보면 이게 결국 양계장에 있는 진드기를 죽이기 위해서 살충제를 썼다는 건데. 그래서 달걀에 유입이 돼서 문제가 생겼다는 것 같은데.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그러면 닭고기는 괜찮은 겁니까?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사실 닭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오면 그게 더 큰 문제가 될 겁니다. 왜냐하면 살충제 성분 기준에는 kg당이라는 말이 붙거든요. 계란은 한 개에 100g 정도 하죠. 그래서 10개를 먹어야 1kg이 되고, 그래서 10개를 먹었을 때 검출된 양 만큼 몸에 흡수되는 건데. 닭은 계란보다 훨씬 더 무게가 많이 나가죠. 반 마리만 하더라도 한 4~500g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사실 닭이 더 문제입니다.

그런데 어제 닭고기 유통업 하시는 분들은 산란계, 즉 계란을 목적으로 키우는 닭과 고기로 사용할 닭고기, 즉 육계는 다르고. 육계는 땅에서 풀어서 키우기 때문에 진드기에 잘 감염되지 않고 그래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렇게 설명을 하셨었죠. 저도 그 설명 듣고 안심이 됐는데. 그런데 오늘 조간을 살펴보니까 육계는 잔류 농약 검사 대상에서 빠져있다는 것으로 보도가 됐었죠.

육계는 있는지 없는지 현재 모르는 상태라는 건데. 대부분의 육계, 괜찮을 것 같지만 그래도 국민의 관심이 많은 사안이니까 이번에 검사할 때 닭고기도 괜찮은 것인지에 대해서도 정부가 좀 조사를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죠. 우리가 워낙 치킨을 많이 먹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드는데. 지금 정부가 산란계 농장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는데. 이 조사가 끝나서 안심하고 이 달걀은 괜찮다. 이렇게 정보를 저희가 확인하고 먹을 수 있을 때는 언제가 될까요?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네. 정부가 일단 3천 마리 넘게 보유한 양계 농장부터 어제 검사를 진행했고요. 여기서 기준치 이하로 정상으로 확인된 농장은 오늘부터라도 계란을 유통하겠다고 했죠. 이 물량이 평소의 한 25% 정도 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농장이 또 추가로 나온다면 좀 다른 문제가 되겠죠. 제가 어제 수의사 몇 명과 얘기를 나눠봤는데. 피프로닐, 이것은 원래 닭, 소, 돼지 이렇게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가축에 사용하는 것이 금지됐는데. 사실 사용하는 농가가 좀 있다고 합니다.

교육이 잘 안 되어있는 농가가 있다는 얘기겠죠. 그리고 지난해 4월, 한국소비자연맹이 주최로 한 토론회에서도 산란계 농장의 61%가 피프로닐을 비롯한 농약을 사용하고 있다는 조사 내용이 공개됐다는 것 어제 SBS 장선이 기자가 보도했었는데. 이런 일들이 확인된다면, 이런 일이 연이어 나온다면 실제로 예전처럼 계란이 유통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 이런 예상을 해볼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런데 제가 이 사안을 취재하면서 다른 농식품은 괜찮은 것인지 관련 연구를 찾아봤는데요. 사실 우려되는 결과들이 좀 있었습니다. 2011년 연구이기는 하지만 국내 유통되는 고춧가루, 과일, 채소 등에서도 내분비계에 교란을 일으킬 것으로 추정되는 농약이 검출됐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게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번 계란에서 시작되기는 했지만 여러 화학물질에 우리의 농식품들이 얼마나 안전한 것인지 전반적으로 점검하는 계기로 이번 일을 삼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오늘 조동찬 기자가 얘기한 것을 제가 조금만 더 반복을 하면. 지금 검출된 달걀의 피프로닐 양이 소량이기 때문에 당장 먹었다고 해도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이런 말씀 같고. 다만 많이 먹으면 몸에 분명히 안 좋겠죠. 그런 말씀 하시는 것이고. 그 다음에 식용 닭 같은 경우에는 풀어놓고 키우기 때문에 밀폐된 산란계 농장의 달걀과는 달리 살충제 성분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보시는 거죠?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예. 높지만 그래도 확인은, 우리가 치킨을 워낙 많이 먹는 국민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인은 좀 해볼 필요가 있겠다, 해줬으면 좋겠다.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아침에 말씀 감사합니다.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네. 고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의 설명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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