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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29살 생일 사진’부터 결혼 앞둔 ‘모녀 우정 사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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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남다른 추억 담는 ‘기념 사진’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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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혼주의·리마인드 웨딩 촬영 등을 이유로 ‘싱글 웨딩’ 사진을 촬영하는 여성들이 늘고있다. 스냅사진 전문 촬영 업체 랄라스냅 제공


“가장 예쁠 때, 제 모습을 남기고 싶었어요.”

30대 여성 김아무개씨는 지난 3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 있는 스냅사진 스튜디오에서 ‘싱글 웨딩’ 사진을 찍었다. 당장 결혼 계획이 없는 김씨는 최근 결혼식에서 웨딩드레스를 입은 친구의 모습을 보고 촬영을 결심하게 됐다. 김씨는 이날 신부처럼 웨딩드레스를 입고, 부케도 들었다. 송효주(34) 랄라스냅 대표는 쉴 틈 없이 셔터를 눌러 600여장의 사진을 촬영했다.

송 대표는 “매달 평균 20~30여명이 싱글 웨딩 촬영을 의뢰한다. 평일에 쉬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주말을 이용하거나, 휴가를 내 촬영한다”며 “특히 올해는 싱글 웨딩 촬영이 대세”라고 말했다. 결혼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지만 웨딩드레스는 입어 보고 싶은 여성, 결혼 뒤 리마인드 웨딩 촬영을 하고 싶은데 배우자가 원치 않는 여성 등이 주고객이라고 한다.

특별한 ‘기념사진’ 촬영도 유행이다. 20대 마지막 모습을 간직하려는 ‘29살 기념 사진’,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와 친정 어머니가 함께 촬영하는 ‘모녀 우정 사진’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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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정(29)씨는 20대의 마지막 생일날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싶어 ‘29살 기념 사진’ 촬영업체인 피카그래퍼에서 ‘홀로 떠나는 여행’이라는 주제로 스냅 사진을 촬영했다. 피카그래퍼, 박하정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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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정(29)씨는 20대의 마지막 생일을 맞아 ‘29살 기념 사진’ 촬영업체인 피카그래퍼를 찾았다. 지난 3월 사진관을 연 표준범(29)·양해철 공동대표는 “매달 문의가 250여건에 이른다. 실제 촬영하는 고객은 20~30여명 정도”라고 설명했다. 박씨는 사진작가와 함께 ‘홀로 떠나는 여행’이라는 콘셉트를 정했고, 인천의 한 섬에 가서 촬영했다. 박씨는 “20대 마지막 모습을 남길 수 있어서 의미가 있었다. 사진이 자연스럽게 나와서 만족한다. 나중에 사진을 보면 20대를 회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어머니에게 남다른 추억을 선물하고 싶었던 박연주씨는 지난달 여름 휴가 동안 ‘모녀 우정 사진’을 촬영했다. 박씨는 “어머니가 결혼하던 시절엔 메이크업을 받고 웨딩 촬영을 할 기회가 흔치 않았던 것 같아 추억을 남겨드리고 싶었다”며 “직장 생활을 하면서 어머니 얼굴을 가까이에서 볼 시간이 없었는데, 사진 촬영을 하면서 어머니 얼굴을 가깝게 보게 돼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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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에게 남다른 추억을 선물하고 싶었던 30대 직장인 박연주씨는 지난 달 여름 휴가 때, ‘모녀 우정 사진’을 촬영했다. 랄라스냅, 박연주씨 제공


흑백 필름 사진 등 아날로그 감성이 배어나는 기념 사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련되고 선명한 디지털보다 자연스럽고 편안하다는 이유에서다. 직장인 고원빈(25)씨는 최근 광주 나들이를 갔다가 눈에 띈 사진관에서 흑백 필름으로 가족사진을 찍었다. 고씨는 “흑백이 주는 특유의 감성적인 느낌에 끌렸다”며 “흑백사진은 온전히 인물에만 집중하게 한다. 가족사진을 흑백으로 출력해 곁에 두니 컬러사진보다 가족이 가까이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조진영 교육연수생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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