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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북한 ICBM 기술, 우크라이나에서 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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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뉴욕타임스, 미 정보기관 정보분석 등 인용 보도

“우크라이나 유즈마슈 공장서 미사일 엔진 유출“

“북한이 암시장에서 RD-250 엔진 조달 가능성”



북한의 화성-14호 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은 소련의 미사일을 제작했던 우크라이나의 한 공장에서 유출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마이클 엘먼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선임연구원이 14일 발표한 ‘북한의 ICBM 성공 비밀' 보고서와 미국 정보기관의 정보 분석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엘먼은 러시아의 미사일 프로그램과 역사적 관련이 있는 우크라이나의 한 군수공장에서 생산된 강력한 로켓 엔진을 북한이 암시장을 통해 구매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미국의 미사일 부품 공급망 차단과 사이버 공격 등으로 미사일 시험에 계속 실패했으나, 최근 2년 동안 미사일 설계와 공급자를 바꾸면서 갑자기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한 것은 이같은 배경을 갖고 있다고 엘먼과 미국 정보당국은 분석했다. 엘먼은 “북한은 외부로부터 고성능 액체추진 엔진(LPE)을 획득했다”며 “불법적 방법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왔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엘먼은 북한이 획득한 엔진은 과거 러시아가 사용하던 ‘RD-250' 계열이며, 이를 개량해 지난 5월과 7월 각각 발사한 중장거리 미사일 ‘화성-12형'과 ‘화성-14형'에 장착했다고 주장했다. 이 엔진이 생산된 곳은 우크라이나 드니프로에 있는 국영 공장인 유즈마슈가 후보라고 그는 지목했다. 이곳에서는 냉전시대에 SS-18 등 소련 미사일이 제작됐고, 우크라이나 독립 뒤에도 러시아 미사일이 제조됐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그러나 유즈마슈는 이날 <타스> 통신에 “우크라이나가 독립한 이후에 군용 미사일이나 미사일 복합체를 생산한 적이 없다”며 “유즈마슈는 우주 사업이든 국방 사업이든 북한의 미사일(로켓) 프로그램과 한번도 연계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엘먼은 상당수의 RD-250 엔진 재고가 러시아에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며, 유즈마슈와 연계를 맺고 있는 러시아의 미사일 기업 에네르고마스도 역할을 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친러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전 대통령이 실각하면서 유즈마슈가 러시아 쪽 주문이 끊기며 도산 위기에 처한 것이 기술 유출의 배경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RD-250 계열 엔진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엔진이어서 관리가 느슨해졌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원자력과학자회보>도 지난주 북한의 화성-14호에 쓰인 새로운 엔진을 상세히 분석한 결과 RD-250에서 나온 것이라고 결론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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